고향집 꽃단장??? 중입니다
긴 세월 앞에는 사람도 집도 낡아? 지기는 매 한가지인가 봅니다.
여러 해 동안 필리핀을 오가며 살다보니
나 역시 주름만 늘었고 더불어 고향집도 이곳 저곳 손볼 것이 많아 졌습니다.
몇 년 전부터 칠이 벗겨져 보기 흉해진 기와지붕을 손 봐야지-
하면서도 매번 기회를 놓쳤었는데
이번에서야 마음 먹고 새 칠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먼저 오래된 칠을 벗겨 내고 먼지를 쓸어 내린 다음
구멍이 났거나 깨진 기왓장을 보수하고 페인트를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페인트는 인터넷으로 주문했는데-
내가 생각했던 색상이 안 나와 당황을 했지만 이 참에 색깔도 바꿔보지-
하고 마음을 먹으니 그런대로 괜찮아 보였습니다.
아직 칠 중이어서 전체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엄니도 마음에 들어 하시니
열심을 낼 수밖에 없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별거 아닌 걸로 생각했었는데-
이게 일이 진행 될 때마다 생각지 않았던 것 까지 자꾸 튀어 나와
사람을 당황하게 합니다.
가령 기왓장을 밟고 다니다 보면 오래 된 것들이라 모퉁이가 부서지거나
혹은 바닦이 함몰된 곳도 있어 시멘트로 메꿰줘야 할 때는
기술력에 한계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어디 이뿐입니까.
새로 개발된? 페인트라 원액 그대로 칠해도 된다는 소문만 믿고
열심히 붓질을 해 댔는데-
그게 페인트는 페인트 대로 엄청 소비되고 붓이 잘 나가질 않아
엄청 힘이 들었습니다.
하다하다 너무 지쳐 페인트 전문 가게에 가서 물어 보니
희석제를 섞어 써야 한다는 겁니다.
무식한 일꾼-그게 바로 나였습니다.
이제야 희석제를 주문했으니-
며칠은 일도 못하게 생겼습니다.
전문가에게 맡길껄 그랬나 싶다가도 이 참에 나도 기술하나 배워보지-
하는 심정으로 새 각오를 다지고 있습니다^^
며칠뒤면 새 옷으로 갈아 입을 고향집 지붕을 생각하면
나도 모르게 힘도 나고 말입니다.
-김형까지 나서서 그러면 집수리 하러 다니는 사람들 어쩌라구.
적당히 혀.
동네 지인의 농담이 느는 걸 보면 작업 후가 걱정이 됩니다.
지붕 페인트 좀 칠해 달라는 동네 사람이 생길 까봐서 말입니다.
혹여 이러다 직업 바꿔야 하지 않을런지^^
암튼 요즘 새 일에 도전하는 재미로 얼굴 새까만해지는 줄도 모르고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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