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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효자??? 아들 때문에-

by 고향사람 2014. 1. 22.

며칠 전 서울에서 사는 아들과 함께

생활용품 몇 가지를 사기 위해 쇼핑센터에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대형 쇼핑센터에 갔더니 볼거리도 많았고

식욕을 돋우는 것들도 즐비했습니다.

 

이런 내 속을 눈치 챘는지-

아들 녀석이 식품 코너를 돌면서 시식용 음료와 음식을 집어와 건네 줍니다.

난 남사스럽고 창피해서 싫다고 손사래질을 해대도

아들놈은 ‘이런 것은 먹어 주는 게 일하는 사람 도와주는 거’라며

비위 좋게 찾아 다니며 시식을 하는 겁니다.

 

‘아주머니 이거 정말 잘 팔리겠는데요’하면서

새로 출시됐다는 요구르트를 시음하고는 한 병 사라는 말에는

다음에 와서 두 병 사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가 하면

필리핀 산 바나나 시식장에서는 아직 후속이 덜 돼 떫은 맛이 난다며

조언?도 해 댑니다.

 

덕분에 나 역시 이것 저것 시식을 많이 했습니다.

멋쩍고 창피해서 생전 해 보지 못한 것을 이번에 다 해 본 셈이 됐습니다.

그런데 마지막 코너를 지나는데 아들이 이게 새로 나온 어묵이라는데

한 번 맛 보라며 가지고 온 작은 컵을 권하는 겁니다.

 

받아 들고 보니 국물에 어묵 한 조각이 들어 있었습니다.

아들이 권하는 거라 한 입에 털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아뿔사. 국물이 얼마나 뜨겁던지

입 천정을 다 데고 말았습니다.

사람이 많은 곳에서 입 안에 있는 것을 밷어 낼 수도 없고-

 

얼마나 뜨겁던지 눈물이 다 났습니다.

내 모습을 보면서 아들이 ‘뭔 일인지 알겠다’는 듯이 한 마디 합니다.

 

-아부지. 그 뜨거운 것을 한 번에 털어 넣으면 어떡해요.

=짜식아. 이렇게 뜨거우면 미리 말을 해야지.

 

효자 아들????

그 아들 덕분에 입 천정이 다 까졌지만

모처럼 아들과 함께 쇼핑센터를 돌면서 많이 웃기도 했습니다.

 

-아부지 저거 한 번 드셔볼래요.

이 소리만 안하면 정말 효자일텐데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