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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앓던 이 빠진 기분’이긴 하지만-

by 고향사람 2014. 1. 16.

 

‘앓던 이 빠진 기분’이라더니-

그 맛을 내가 경험했습니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어금니를 갈았으니

그 때는 흔들리는 이를 빼는 게 연중 행사였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 반백년을 넘게 살면서 이 뺄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몇 개월 전부터 왼쪽 어금니 하나가 시큰한 듯 싶더니

통증까지 수반되면서 음식을 씹기 힘들 지경이 됐습니다.

충치가 생겼지 싶어 필리핀 치과에 갔더니

이가 흔들린다는 겁니다.

 

생각지 못한 진단이 나와 당황스러워 며칠 참기로 하고

마닐라에 있는 한인 치과에 갔더니 역시 이가 흔들린다는 겁니다.

정확한 진단명은 ‘풍치’였습니다.

잇몸의 염증으로 이 뿌리 한쪽이 녹아?버렸다는 겁니다.

 

환갑의 연세에도 병뚜껑을 이로 딸 정도로 단단한 치아를 지니셨던

울 아버님을 닮아선지 나 역시 이가 좋았습니다.

이도 가지런히 나 덧니나 사랑니도 없었고

잇몸병은 물론 충치 치료도 모른체 젊은 날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불혹이 넘으면서 급격히 이가 나빠지지 시작한 겁니다.

 

술 담배는 않하지만 스트레스를 받을 때 마다 단것을 자주 먹기 시작한 것이

원인이지 싶어지긴 합니다만-

덕분?에 금니도 해 넣고 땜질한 이도 생겼습니다.

그러다 이번에 한국에 나와서는 급기야 어금니까지 뽑아 냈습니다.

풍치 때문입니다.

 

육개월 후 임플란트를 해 넣기로 했는데-

어금니 한 개 없는 게 씹는데 얼마나 불편한지 새삼 나이듬을 실감합니다.

사는 게 뭔지-

연세 높은 어른들을 뵐 때 마다 존경심이 더 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곱게 나이 먹는-

내가 되기를 소원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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