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지내다가 한국의 고향집에 오면
이런저런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이중에 빼 놓을 수 없는 일이 바로 장롱속의 옷 관리입니다.
몇 개월 혹은 1년 가까이 입지 않던 겨울옷이 특별 관리대상입니다.
겨울옷과 양복을 꺼내 마당에서 바람과 햇볕에 말린 뒤
다시 장롱속에 걸어 놓지만-
이 때마다 속상한 일이 벌어 집니다.
평소 아껴입던 옷에 좀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꼭 비싼 양복, 그것도 앞 섶에 구멍을 내 놓는 좀벌레.
옷 주머니 마다 좀약을 넣어 놓고
장롱 구석구석마다 숯도 놓아 두었지만 좀벌레는 여전합니다.
좀 벌레의 횡포 때문에 이젠 값비싼 양복은 입을 수 있는게 몇 벌 없습니다.
값싼 화학섬유로 된 옷은 수년간 햇볕 한 번 안 쪼였어도 멀쩡하고 말입니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 와서도 좀 벌레에 먹힌? 스웨터와
면으로 된 옷을 수없이 내다 버렸습니다.
좀 벌레를 박멸할 좋은 방법이 있다면
이 웬수?들을 당장 처치해 버리겠건만-
이번에도 좀약 몇 알씩 장롱에 집어 넣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아마 내년 여름 쯤이면 또 피해를 당한 옷가지가 수두룩 할 겁니다.
필리핀서 머무는 날이 많으니-
이젠 이런 피해는 당연한 일이 됐지 싶어 지기도 합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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