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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필리핀에 살면서 가장 큰 걱정은-

by 고향사람 2013. 8. 16.

필리핀에 살면서 가장 큰 걱정은-

아니 정확히 표현 한다면 지금 내가 가장 염려하고 있는 건

사업이 잘 되고 직원들이 무사하고 아프지 않고-

라는 일상적인 걱정이 아니라 한국에 계신 어머님에 대한 안부입니다.

 

전날 밤

꿈자리만 뒤숭숭해도 일어나자 마자 전화기부터 드는게 습관이 됐습니다.

팔순을 넘긴 어머님이신지라

그 안위가 늘 걱정입니다.

 

그동안도 교통사고에 낙상, 독감에 걸려 며칠간 꼼짝도 못하신 경험이 있기에

더욱 조바심이 납니다.

겨울마다 필리핀으로 모셔 오긴 하지만 이젠 그것도 귀찮다고

지난 겨울은 고향집서 보내셨습니다.

 

내가 한국에 나가 엄니와 살겠다고 하면

엄니는 당장에 말씀하십니다.

- 네 뒤치닥꺼리까지 하란 말이냐고 말입니다.

 

물론 그 속뜻을 알기에 지금까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날마다 어머님을 위한 기도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 돼 버렸습니다.

아버님 임종도 지켜보지 못한 죄가 있어

어머님 만큼은 꼭 옆에서 모시고 싶은데도

사는 게 뭔지 매번 마음 뿐입니다.

타향도 아닌 타국에서 살다보니 어머님에 대한 염려와 걱정은 늘 배가 됩니다.

어머님은 열 자녀를 기를 수 있어도

열 자식은 한 어머니도 봉양 못한다는 말이 내 이야기인거 같습니다.

 

-내는 괘안타. 느그들이나 조심혀 살아라.

통화 때마다 어머님이 늘 하시는 말씀입니다.

불효막심한 내 자신을 돌아보면

세상 어떤 벌이라도 달게 받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게 어머님을 위한 것이라면 말입니다.

 

오늘도 어머님에게 기쁘고 행복한 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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