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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숏다리는 다 빼-

by 고향사람 2013. 8. 5.

우리 회사 제2 공장 터는

큰 비가 오면 무릎까지 침수가 되는 곳입니다.

강가에 위치하고 있는 탓에 강물이 범람하면 가끔

그 지경에 이르곤 합니다.

 

2년 전 태풍 신동 때는 허리까지 물이 들어 차

우리 보다 먼저 이곳에 자리를 잡았던 할로블럭 공장은 피해를 많이 입었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터라 큰 비만 오면

우리 형제들은 잔뜩 긴장을 하게 됩니다.

 

얼마 전에도 한 밤중에 공장 마당으로 범람한 강물이 밀려온다는 보고를 받고

급히 달려와 보니 정말 깊은 곳은 무릎까지 흙탕물이 올라 왔습니다.

마당에 있던 장비들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작은 차도 큰 길 위로 다 옮겼습니다.

 

15톤 트럭과 트레일러 등 대형 장비는 바퀴가 큰 덕에

침수 염려가 적어 그대로 놓고 1톤 차량을 다 뺀 겁니다.

이 때 직원들에게 한 말이 지금도 기억이 납니다.

 

-야그들아. 공장 마당에 있는 숏다리들은 다 빼^^

 

작은 바퀴 차량을 옮기라고 하면서 급한 마음에 숏다리만 빼라고 했으니-

하긴 가만 생각해 보면 틀린 말도 아닙니다만

그래도 이 소리를 마눌이 들었다면 잔소리 좀 했을 겁니다.

 

-나도 빼지. 당신 나보고 늘 숏다리라고 불만 많았잖아

했을 테니까 말입니다^^

 

이날 밤 숏다리 차량을 다 옮겨 놓고 나니

지금 제2 공장 마당에는 트럭과 트레일러, 포크레인 만 남아 있습니다.

롱다리 가진 장비들만 말입니다.

 

어쨌든 사람이나 장비나- 롱다리가 좋긴 좋은 가 봅니다.

-내 다리는 롱다리다.

난 언제나 이 소리 좀 하고 살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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