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까가얀데오로를 방문했던 제수씨로부터
비비크림을 선물 받았습니다.
마침 일주일 뒤에 내 생일이 있어 선물로 사왔다는 겁니다.
생전 화장품이라고는 면도 후 바르는 로션이 전부였다가
낯선 선물을 받고 보니 어찌 사용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래서 평소 바르던 로션처럼 면도 후 찍어 발랐습니다.
그런데 살색 화장품이 얼굴에 문지르니 허연하게 일어나는 겁니다.
이건 또 뭔 시츄에이션-
시커먼 얼굴이 뽀시시해지니까 정말 이상했습니다.
얼른 물티슈로 닦아 냈는데-
제수씨의 설명이 생각나 슬쩍만 지웠습니다.
-아주버님 이 비비크림은요 자외선차단도 되는 거예요~ ㅎㅎ
이 말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또 커버력도 좋고 메이크업 베이스가 들어있어서
자연스러운 피부 톤을 유지해준대요.
이 말까지는 화장품 선전이구나 하면서 대충 들었는데
- 누가 알아요. 이거 바르고 다니다보면 동네 피노이 아줌마들이 관심가질지.
암튼 다른 건 몰라도 ‘피노이 아줌마들이 관심을 가질지도 모른다’는 말에
요즘 열심히 바르고 있습니다.
한국의 오뉴월 뙤약빛 보다 몇 배 뜨거운 필리핀 태양아래 나가는 것도
별로 두렵지 않게 됐고 말입니다.
근데 비비 크림을 1주일 넘게 발랐는데-
아직도 동네 피노이 아줌마들이 나를 보는 눈길이 달라진 게 없으니
이게 진짜 비비크림이 맞는지 은근히 의심이 드는 중입니다^^
만나는 피노이 아줌마한테 나 달라진 거 없느냐고
일일이 물어 볼 수도 없고-
한 가지 달라진 게 있다면 비비크림을 바르기 시작한 뒤부터는
내가 동네 아줌마들한테 더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아줌니. 나 예뻐진거 같지않아 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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