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부가 홀애비 맘을 안다는 한국 속담은
혼자 사는 이들끼리만의 통(通)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기에 서로 그 마음을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직원들과 함께 먼 외지로 나와 일을 하다보면
서로 위해 주려는 마음이 강해 집니다. 인간의 본성이지 싶어 집니다.
그런데 이런 믿음이 자꾸 깨지다 보면 불신의 벽만 높아집니다.
-느그덜을 어찌 믿누
그래서 이번 출장도 길어 지고 있는 셈입니다.
도무지 피노이 직원들을 믿을 수가 없어섭니다.
오늘 아침만 해도 그랬습니다.
광산으로 출퇴근하는데 사용하라고 멀티캡을 직원들에게 내 줬습니다.
잘 관리하면서 쓰라는 말도 잊지 않고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은 아침 댓바람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가솔린이 다 떨어져 차를 움직일 수가 없다는 겁니다.
내 숙소에서 직원들 기숙사까지는 대략 20분이 넘게 걸리는 거리입니다.
더군다나 내 차 갤로퍼도 문제가 생겨 운행이 불가능한데-
그래서 일렀습니다.
느그들 가진 돈에서 휘발류 한 병(필리핀은 오토바이용으로 병 휘발류를 팝니다)
사서 광산까지만 가면 거기서 넣으면 되잖냐 했더니 바로 답이 옵니다.
돈 가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겁니다.
직원이 9명이나 되는데 2천원도 없다는 겁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인줄 알지만 이들의 마인드가 그런 줄을 알고 있으니-
더 말해 봤자 회사만 손해인지라 얼른 매니저를 보냈습니다.
휘발류 사서 넣어 주라고 말입니다.
왔다 갔다 하는 시간 빼면 오늘은 벌써 손해가 얼마인지 모릅니다.
주변에서 살만큼 살아 안면식 있는 가게가 얼마인데-
그리고 즈그덜 날마다 담배 사 피우고 술 마시고 하는 녀석들인데-
휘발류 한 두 병은 얼마든지 오땅(외상)가능한줄 다 아는데-
돈이 없어 휘발류를 사지 못하고 그러니 일하러 못간다고 버티는 직원들을 보면서
홀애비 마음도 몰라주는 과부같은 인간들이라는 생각이듭니다.
마음만 조금 보태주면 될일도 고개를 돌리는 직원들을 보면
만정이 다 떨어질 때가 있습니다.
사고방식 차이-
내 눈엔 사고내는 차이만 보일 뿐입니다.
오늘 저녁 회식 시키려고 마음 먹었다가 다 포기 했습니다.
가는 정만 있지 오는 정이 없는 마인드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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