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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스크랩] 여관생활을 길게 하다보니-

by 고향사람 2013. 5. 12.

민다나오 섬 수리가오 인근인 클라베쪽으로 출장 온지

열흘을 넘기고 보름이 가까워 오니

이젠 여관생활도 익숙해 졌습니다.

여관 입구에 들어 설 때마다 ‘머쓱’하던 것도 사라졌고 말입니다^^

 

근처에 마땅한 식당이 없어 여관방에서 자취생활을 하다시피 하는데,

비닐봉지에 담아 주는 밥을 사와

집에서 가져 온 김과 인스턴트 국거리로 해결 하는 날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라면 몇 봉지와 한국 김이 전부였는데

아우들이 추가로 김치와 깻잎 짱아찌 콩자반 등을 보내 줘

이젠 제법 먹거리 부자가 된 느낌으로 살고 있습니다.

 

워낙 촌이다 보니 여관방에 냉장고가 없어

김치 보관에 애를 먹었는데-

다행이 조그마한 에어컨이 달려 있어 찬바람 나오는 송풍구에

김치를 매달아 놨더니 나름 여러 날을 견뎌 줬습니다.

 

궁하면 통하는 게 세상이치인지라-

시간이 지나면서 이젠 없는 살림에도 익숙해 졌습니다.

반면 근방에서 유일한 여관인지라 밤낮으로 손님이 넘쳐 납니다.

낮에는 낮대로 짧은 시간 방을 빌려 사랑을 나누는 청춘들로 붐비고

밤에는 인근 광산촌 손님들로 방이 꽉찹니다.

 

그러자니 소음?이 장난 아닙니다.

맘 먹고?? 방을 얻어 들어 온 청춘 커플이 내 옆방을 차지한 날은

바깥 출입도 잘 못하고 있습니다.

방음이 잘 안되는 여관방이라 내가 문을 열고 나갈 때 마다

그들이? 신경 쓰일 것 같아섭니다.

그러다 보니 누가 뉘 사정을 봐 줘야 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입맛에 안 맞는 타국 음식도 참을 만 하고

좁은 방에 불편한 잠자리도 견딜만 하지만-

옆 방 소음?은 참 신경을 쓰게 합니다.

 

그 때 마다 마누라 만날 날을 손꼽아 보지만

그런다고 소음이 익숙해 지는 것도 아니고-

 

오늘은 여관 카운터에 가서 사정 좀 해 볼 참입니다.

-커플 손님은 제발 내 옆방에 들이지 말라고 말입니다^^

출처 : 필리핀 에듀오스
글쓴이 : 부싯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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