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엄니가 보면 울것 같습니다

by 고향사람 2013. 5. 7.

요즘 내가 밥 먹는 모습을 울 엄니가 본다면

금세 눈물을 흘리며 울것 같습니다.

-이게 웬 일이냐 하시면서 말입니다.

 

신라 경순왕 후손이자^^

우리 가문 장남인 내가 먹는 식사 꼴이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에 와 살면서도 음식 솜씨 좋은 헬퍼를 만나

매일 같이 잘 먹고 지내다가 수리가오로 장기 출장을 와서부터는

맛이 아닌 살기위해 먹어야 하는 신세가 된 탓입니다.

 

오늘 저녁만 해도 여관 근처 클리베아 시장서 해결하려고 나갔더니

음식점 마다 밥이 떨어진 겁니다.

오후 7시도 안됐는데 말입니다.

 

여관방에 김이 있어 밥만이라도 구하고 싶었는데-

결국 도로 가에 있는 구멍가게에서 겨우 밥 한 봉지와 반찬 한 봉지 구해

여관방에 들어 왔습니다.

 

여관방 화장대를 식탁삼아 끈기라고는 전혀 없는 밥알을 손으로 뭉쳐가며

겨우 먹었습니다. 야채복음이라고 해서 한 봉지 사왔는데

이게 아침에 해 놓은 건지 기름만 범벅이어서 몇 점 먹다가 말았습니다.

 

촌 동네라서 먹을 것도 없고 살 만한 것도 없습니다.

부탄가스를 파는 곳이 없어 벌써 며칠째 라면도 못 끓여 먹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을 울 엄니가 본다면- 정말 눈물 흘리실것 같습니다.

 

-객지도 아니고 타국에서 이게 뭔 꼴이여 하고 말입니다.

이제 1주일 지냈는데 벌써 내 사는 까가얀데오로가 그리워 지니-

한 달을 어찌 채울지 은근히 걱정입니다.

 

아마 이곳서 한 달을 잘 지내고 간다면

내겐 아주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넘쳐 날 것 같습니다.

한국 음식 한 점 구할 수 없는 곳에서 살았기에 더 그럴 겁니다.

김치 된장찌개 육개장 냉면 불고기 -

지금은 먹고 싶은 한국음식이 너무 많습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여관생활을 길게 하다보니-  (0) 2013.05.12
출장  (0) 2013.05.07
오늘이 결혼 기념일인데-  (0) 2013.05.05
난 손빨래 하고- 매니저는 헬퍼 부르고  (0) 2013.05.05
이름 값 ???  (0) 2013.05.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