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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쓴 이야기

피노이가 손으로 만드는 하드블럭

by 고향사람 2013. 4. 5.

 

오늘은 하드블록 만드는 체험? 좀 해 봤습니다.

현재 운영중인 공장 야드(부지)가 좁아 사무실에서

20여분 거리인 곳에 새 터를 얻었는데-

인근에 하드블록 공장이 많았습니다.

 

공장이래야 1가구 1-2명이 운영하는 소규모 공장입니다.

이들은 근처 강에서 채취한 모래를 한 트럭씩 사 놓고

시멘트를 몇 포대씩 사와 블록을 생산합니다.

 

 

 

영세업이기에 혼자서 시멘트와 모래를 섞고 손으로 블록을 찍습니다.

지나가다가 몇 번 보기만 했던 곳이었는데-

우리 새 야드 옆에 블록공장이 있어 직접 가서 체험을 해 봤습니다.

 

시멘트 한 포대를 개 놓고 블록을 찍고 있던 한 피노이에게 가서 보니

보통 숙달된 솜씨가 아니었습니다. 얼마나 정교하게 찍어 놓는지-

지켜보다가 신기해서 나도 한 번 해 보자며 덤벼 들었습니다.

두 번이나 시도해 봤지만 내 솜씨로는 어림도 없었습니다.

몰드가 나오지 않고 다 무너져 버렸기 때문입니다.

 

 

 

기술자 한테 물어 보니 자기는 10년째 블록을 찍고 있답니다.

하루에 3백장씩 생산하고 대부분 담이나 집을 짓는데 납품한다고 합니다.

자기는 시멘트 1포에 100장 조금 넘게 블록을 생산하고 있고

1장에 6.5페소씩 받고 판매한다고 합니다.

이 일을 하면서 일곱 식구가 먹고 산다는 말도 덧붙입니다.

 

블록기계는 한국 방식과 전혀 달랐습니다.

과거 한국에서 봤던 수동식 기계는 여러번 다지고

블록을 뺄때도 몇 번을 상하로 움직임 다음 잽싸게 들어 올린 것 같은데-

 

 

.

여기는 긴 손잡이가 기계 양쪽에 달려 있고 그 손잡이를 밀고 당기면서

블록을 찍어 내는 방식이었습니다.

기계 한 대 가격이 1600 페소. 이곳 노가다 반달치 급여에 해당되는 금액입니다.

 

한국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블록을 찍어 내는 것이 신기 했지만-

결코 쉽지 않은 작업이라는 것을 확인한게 체험 결과였습니다.

보는 것과

직접 해 보는 것이 이처럼 다를진대-

 

필리핀에서의 사업을 쉽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직접 하드블록을 찍어 보면서 한 장도 성공시키지 못한 것과

비슷하지 않나 싶어 졌습니다.

보고 듣기만 한 것과 직접 해 보는 것은 천양지차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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