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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오늘이 춘분인데-

by 고향사람 2013. 3. 20.

오늘은 밤과 낮의 길이가 같다는 춘분입니다.

"추위는 춘분까지"라는 말 처럼 봄빛이 완연한 시기가 도래한 것입니다.

 

춘분(春分)은 경칩(驚蟄)과 청명(淸明)의 중간에 드는 절기로

양력 3월 21일 전후, 음력 2월 무렵에 해당합니다.

24절기중 네 번째입니다.

 

춘분을 좀 더 과학적으로 설명한다면-

태양이 남쪽에서 북쪽으로 향하여 적도를 통과하는 점,

곧 황도(黃道)와 적도(赤道)가 교차하는 점인 춘분점(春分點)에 이르렀을 때,

태양의 중심이 적도(赤道) 위를 똑바로 비추어, 양(陽)이 정동(正東)에

음(陰)이 정서(正西)에 있을 때를 춘분이라 한답니다.(백과사전에서 따옴^^)

 

춘분은 음양이 서로 반인만큼

낮과 밤의 길이가 같고 추위와 더위가 같다고 여깁니다.

또 1년 중 춘분에서부터 약 20여일은 기온상승이 가장 큰 때라고 합니다.

이때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난춘(暖春)으로 최고의 호시절입니다.

 

이런 이유로 동양에서는 이 날을 농경일로 삼았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춘분 날씨를 보아 그 해 농사의 풍흉(豊凶)과

수한(水旱)을 점치기도 하였습니다.

 

증보산림경제(增補山林經濟) 권15 증보사시찬요(增補四時纂要)에 의하면,

춘분에 비가 오면 병자가 드물다고 하고,

해가 뜰 때 정동(正東)쪽에 푸른 구름 기운이 있으면

보리에 적당하여 보리 풍년이 들고,

만약 청명하고 구름이 없으면 만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열병이 많다고 여겼습니다.

 

또 이날 운기(雲氣)를 보아, 청(靑)이면 충해(蟲害),

적(赤)이면 가뭄, 흑(黑)이면 수해, 황(黃)이면 풍년이 된다고 점쳤습니다.

춘분에 동풍이 불면 보리값이 내리고 보리 풍년이 들며,

서풍이 불면 보리가 귀(貴)하며,

남풍이 불면 오월 전에는 물이 많고 오월 뒤에는 가물며,

북풍이 불면 쌀이 귀하다고 여기기도 했답니다.

 

이러니 춘분이 얼마나 중요한 날인지 알 수가 있을 겁니다.

이렇게 귀한 날-

필리핀에서 살다보니 춘분도 모르고 지낼 때가 더 많습니다.

절기를 모르는 피노이들.

춘분이 표기돼 있지 않는 달력을 쓰는 피노이들을 닮아 가는 것 같아

서글퍼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