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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너랑은 영화 다시 안봐

by 고향사람 2013. 2. 25.

지난 번 사무실 직원들과 집에서 일하는 헬퍼들을 불러 내

저녁을 같이 하고 영화 관람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때 영화 제목이 ‘헨델과 그레텔’이었는데-

이게 특수 안경을 끼고 보는 3-D영화 였습니다.

 

민다나오 촌 동네서만 살다 까가얀데오로 시티로 내려와

우리와 함께 지내기 시작한 헬퍼 제인이 3-D 영화를 본 적이 없는 터라

(하기사 나 역시 3D 영화는 몇 번 본적이 없지만-)

생생한 입체 영상이 나올 때 마다 소리를 질러 댑니다.

오죽 했으면 특수 안경을 뺏을 정도였으니까 말입니다^^

너랑은 영화 다시 보지 않겠다고 하면서-

 

그날 대학에 다니는 제인언니는 학교가 늦게 끝나

영화는 물론 저녁도 같이 먹지를 못했습니다.

그게 마음에 걸렸는데-

다행이 보름 전 날인 어제 제인과 언니 조이를 데리고 다시

영화관을 찾게 됐습니다.

정월 대보름 명절을 맞아 우리 식구들이 외식을 하게 되면서 였습니다.

 

다행이? 이번 영화는 3-D가 아니었습니다.

입체감이 없으니 소리를 질러 대지 않을 것 같아 맘이 놓였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최근 개봉한 ‘다이하드 5’였습니다.

소련을 무대로 국제 테러단을 진압하는 내용인지라.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얼마나 쏴대고 부숴대는지-

그때마다 고함이 들립니다.

헬퍼 제인이 놀라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러대는 소리였습니다.

 

이거야 정말. 창피해서 영화관에 같이 오겠냐

-이제 정말 너랑은 영화관 끝이다

제인에게 꿀밤을 먹이면서 결심했습니다.

이런 내 마음을 읽었는지

집으로 가는 차안에서 제인이 ‘제안’을 합니다.

 

-보스 다음에는 꼭 마스크를 챙길께요.

 

입 다물고 있겠다는 소린데-

덕분에 한 번은 더 영화관에 같이 가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속는 셈 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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