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는 두 명의 헬퍼가 있습니다.
자매 지간인 조이와 제인이 그들입니다.
스무살 안팍의 바바애(여자)들인지라 쾌활하고 부지런합니다.
조이는 우리와 같이 산지가 여러해고
그 동생인 제인도 1년 가까이 돼 갑니다.
그래서인지 이제는 헬퍼와 주인의 관계가 아닌
한 가족 같은 그런 분위기가 돼 버렸습니다.
처음 이들이 헬퍼로 왔을 때는 정말 날씬 했습니다.
잘 먹지 못해 말랐다는 표현이 더 맞을 겁니다.
민다나오 깡촌에서 옥수수 죽으로 연명하던 이들이었기에
어쩜 살과는 거리가 먼 아가씨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와 같이 살다보니 이젠 다이어트 소리가 술술 나옵니다.
하긴 가만 보니 둘째인 제인은 옆구리 살이 삐져 나오고
앞 배만 보면 임신한 여자와 다를바가 없게 돼 버렸습니다.
동생 보다 키가 작은 언니 조이는 허벅지가 남자인 나보다도 굵으니-
아마 지들도 느꼈나 봅니다.
살이 너무 찐 것을 말입니다.
어저께 밤에는 1층에서 요란한 음악 소리가 나 내려 가 봤더니
주방에서 난리가 났습니다.
두 자매가 전화기에 저장된 음악을 켜 놓고는
댄싱을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잠 잘 시간에 이게 뭔 무당 굿 허는 소리여.
하고 소리를 질렀더니 조이가 살 빼느라고 그런다며 머쓱하게 웃습니다.
-느그들 살 빠지는 것 보다 내가 먼저 말라 죽겠응께 낮에 해라 니.
빨가벗고 춤을 추든 동네 떠나갈 만큼 소리 지르든 말든 말여.
눈치 빠른 조이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이며 전화기를 끄는데-
뱃살 많은 제인은 뭔가가 아쉬운가 봅니다.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빼빼 마른 저것들이 언제 살이 오르나 싶었는데-
이젠 살을 뺀다고 저 야단들이니.
사는 게 정말 요지경속입니다^^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구지’ 먹고 힘? 좀 내보세요^^ (1편) (0) | 2013.03.26 |
---|---|
아는 게 병??? - 맞지 맞어!!! (0) | 2013.03.23 |
오늘이 춘분인데- (0) | 2013.03.20 |
너랑은 영화 다시 안봐 (0) | 2013.02.25 |
필리핀서 이렇게? 사는 한국인도 있다 (0) | 2013.02.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