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아침
눈 대신 뜨거운 햇볕이
기온은 벌써 영상 28도를 넘고-
짧은 반바지 입은 헬퍼가 설차림을 한다고 부산을 떱니다.
며칠 전 사다놓은 흰떡에 만두로
아침상을 차리라고 일러는 뒀지만
늘 결과가 엉뚱해 오늘 아침은 일찍 일어나 참견을 할 참이었습니다.
밥상 차리는 소리가 나길래
대충 샤워하고 내려 갔더니-
전날 이야기 해 놓은 대로 떡국 국물을 잘 끓여 놨습니다.
쇠고기로 만든 고명까지도 준비가 돼 있었고 말입니다.
-자 이제 흰떡을 넣고 다시 끓이자며
전날 담가 놓으라고 일렀던 흰떡 그릇을 찾으니 비어 있었습니다.
뭔일인가 싶어 물었더니 벌써 국물에 넣고 푹 삶고 있었던 겁니다.
-그려 오늘은 어쩐지 일이 술술 풀린다 했었지
결국 푹 곤 떡국에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놓은 쇠고기 고명 얹어
흰떡을 먹었습니다. 꾸역 꾸역-
닭다리는 새벽 일찍 튀겨 놓아 다 식어 버렸고
디저트로 먹자고 사온 도너츠는 이미 개미가 차지했고 말입니다.
내 복이 여기까진겨-하고 말았지만 그래도 쬐꼼 서운하긴 합니다.
설날-
떡국-
색동옷-
역시 필리핀서는 실감이 안납니다.
내년 설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한국서 지낼 참입니다.
제대로 된 떡국 한 사발이 그리워서가 아니라 고향&엄니 곁에 머물고 싶어섭니다.
님들-
무조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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