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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필리핀에서 궁금한 것 하나-까치를 본 적이 없어요

by 고향사람 2013. 2. 9.

필리핀 북쪽에서 남쪽까지-

웬만한 곳은 얼추 가봤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언뜻 궁금한 게 하나 떠 오릅니다.

 

그만큼 다녔으면 한 두 번쯤은 까치를 봤을수 있는데-

아직까지 울음소리 한 번 듣지 못했다는 겁니다.

참새는 이 나라 공항 대합실까지 들락 거릴 정도로 흔한데 말입니다.

한국 민화에 참새와 함께 잘 등장하는 까치는 전혀 발견할 수가 없으니-

나만 그런가 싶기도 합니다만.

 

오늘은 까치설입니다.

분위기는 아니지만 필리핀에 사는 한국인일지라도 까치설은 잊지 못할겁니다.

내일이면 아이들중에는

‘까치 까치 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하면서

무언의 세뱃돈 시위가 있을 테니까 말입니다.

 

지금 한국은 엄청 춥고 눈발도 내린다는데-

필리핀 맨 끝 섬인 민다나오 까가얀데오로는 머리가 벗겨질 만큼

햇볕이 강합니다.

밖에 잠시 나가 서 있기도 힘들 만큼 말입니다.

이런 날에- 설 기분을 내기는 거시기 합니다만

그래도 혈통이 한민족인데 모른체 하기도 그렇습니다.

 

그래서 지난주부터 떡국용 흰떡 사다 냉장고에 채워 넣고

사과 배 대신 수박에 바나나 맹고 파인애플도 챙겨 놨습니다.

설 기분 내려고 말입니다.

 

미리 맛보는 까치 설날-

까치 울음소리라도 들리면 고향생각이 더 절실하겠지만

까치없는 필리핀이라서 향수(鄕愁)는 덜하게 생겼습니다.

그나저나 필리핀에서 까치 본 사람 있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