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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필리핀서 살아가는 방법-목욕탕

by 고향사람 2013. 1. 20.

투가리에 담아 내온 펄펄 끓는 도가니탕이나 설렁탕을 먹으면서도

‘어- 시원타’ 소리를 연발하는 한국인들.

여기에다 한 입 베물기만 해도 눈물이 쏙 빠지는 청양고추가 만만해

더 매운 고추장에 듬뿍 찍어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게 우리 근성입니다.

 

그러자니 아무리 더운 상하의 나라 필리핀에 살고 있다해도

가끔은 대중탕의 뜨끈뜨끈한 욕조가 그립고

사우나에 들어가 진하게 땀 좀 빼고 싶어 질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여긴 필리핀.

마닐라의 경우는 한국인이 만든 찜질방도 있고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욕탕에서 사우나도 할 수 있지만

민다나오 작은 도시에서는 이런 게 다 언감생심일 뿐입니다.

 

그렇다고 한국인이 느끼는 공통점을 다 포기하고 살순없습니다.

궂은 날 혹은 격한 운동 뒤 뜨끈한 물에 몸 좀 담그고 싶은 욕망 말입니다.

미지근한 샤워로는 성이 안차고-

이 때 우리가 생각해 낸 것이 근처 호텔입니다.

 

욕조가 설치돼 있는 호텔을 찾아가 한 사람씩 목욕을 하는 겁니다.

궁하면 통하게 되는 것이 인생사입니다^^

반면 호텔 욕조를 이용할 때 중요한 것은 물을 살짝만 틀어 놓아야 합니다.

물이 콸콸 쏟아지게 수도꼭지를 틀어 놓으면 뜨겁지가 않습니다.

전기순간 온수기가 설치돼 있기 때문에 물을 조금씩 받아야

원하는 만큼의 온도를 유지할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우가 먼저 가서 호텔 체크인하고 몸을 지진???다음 욕조 수도를 열어 놓고

전화를 하면 이번에는 내가 가서 목욕을 하는 순서입니다.

낮에는 회사 근처의 호텔을 이용하고

밤일 경우는 집 근처에서 같은 방법으로 활용을 합니다.

 

이렇게 하면 한국에서 만큼은 아니지만

나름 필리핀서 한국식 흉내를 내면서 살아가게 됩니다.

뜨근한 국물도 시원타하며 마시고

매운 고추도 고추장을 찍어야 제맛이 난다는 한국식-

아마 피노이들은 죽었다 깨어나도 이해 못할겁니다^^

 

오늘도 몸이 찌뿌둥한 게 욕조에 몸 좀 담갔다 나와야지 싶어 집니다.

이것도 나이탓인지 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