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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섹시한 ‘보스’

by 고향사람 2013. 1. 16.

 

새벽부터 비는 내리고-

월요병까지 도지는 날이라

옷이라도 편하게 입고 출근하자는 생각으로

짧은 흰반바지에 검정 셔츠를 입고 나갔습니다.

 

신발도 샌들 스타일의 크록스를 신고

손가방을 들고 사무실로 들어서니

청소를 하던 여직원이 마욘 분딱(굿모닝)하다가

놀란 눈으로 소리칩니다.

 

‘보스. 베리 베리 섹시’

오십넘은 나이에 ‘섹시’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묘했습니다.

흰반바지로 갈아 입었을 뿐인데- ^^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마음까지 우울해질 뻔 했다가

여직원의 멘트 하나로 기분이 ‘업’됐습니다.

 

섹시한 보스-

이 소리 좀 계속 들으려면 더 노력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새치 머리카락도 염색하고

이마 주름살도 잡아 버리고

뱃살도 집어 넣고-

 

와-

그러고 보니 섹시해지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 같습니다.

섹시 해 지려고 애 쓰느니 그 노력으로 돈을 더 버는 게 나을 듯 싶기도 합니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더니-

‘섹시한 보스’ 소리를 한 여직원에겐 점심 때 맛난 피자를 선물했습니다.

이러다 정말 섹시한 보스로 소문이 나는 건 아닌지-

내일 아침은 긴바지를 입을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