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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음식 쓰레기에서 인심이 난다???

by 고향사람 2013. 1. 17.

얼마 전 우리 사무실에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필리핀 직원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하기 위해 공장 한 켠에

식당을 꾸민겁니다.

 

공장 옆에 지은 식당이라고 우습게 지은 것은 아닙니다.

바닥도 좋은 타일로 깔았고 싱크대 조리대도 다 갖춰 놓았습니다.

탁자도 아우들이 직접 한국 솜씨를 발휘해 짰고

의자 역시 편리한 것으로 사다 놓았습니다.

덕분에 웬만한 필리핀 로컬식당 보다 시설이 낫습니다.

 

주방장은 광산에서부터 밥 짓는 일을 맡았던 마키보이가 차지했고

현장까지 도시락 배달은 라파엘이 담당키로 했습니다.

우리 역시 점심은 직원들과 같이 새 식당에서 먹고 있습니다.

물론 집에서 싸온 도시락을 까? 먹는 겁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다 보니

잔반이 많을 때가 있습니다.

이 음식찌꺼기를 버리기가 아까웠는지 주방장이 주변에 어슬렁 거리는

짐승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나 봅니다.

 

이런 인심 때문인지 어느 새 고양이 3마리 옆집 닭 댓마리,

여기에 강아지 한 마리까지 회사 식구가 돼 버렸습니다.

한국 속담에 ‘광에서 인심난다’ 더니

필리핀에서는 부엌에서 인심이 나게 생겼습니다.

그것도 짐승들에게 말입니다.

 

덕분에 도둑고양이가 집고양이가 됐고

떠돌이 강아지가 주인 행세를 하고

개에게 눈총을 받으면서도 하수구에 떨어진 밥 알 이라도 건져 먹으려는

옆 집 달 구새끼까지 회사 식구가 된 겁니다.

 

직원이 됐든 객이 됐든- 그리고 짐승이 됐든

숫자가 느는 것은 나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굴러온 강아지에게 열심히 잔반을 나눠 주는 음흉한 속셈?도

나쁘지 않아 보이고 말입니다^^

암튼 우리 사무실 식당 밥맛이 좋다는 소문이

필리핀 전역으로 퍼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