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다나오에서 함께 일하는 외사촌 아우는 영어회화에 능통합니다.
영어뿐만 아니라 이곳 토착어인 비사야로 대화도 가능합니다.
그래서 사업하는데 언어로 인한 어려움은 느끼지 못했습니다.
지금까지는 말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아우가 올해 필리핀에 입국한 한국인 중
1백만명째 인물이 되면서 텔레비전과 신문 잡지기자들 앞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대부분 기사는 유창한 영어 실력의 한국인 사업가로 소개가 됐지만
한 신문기사에서는 아우 영어를 일컬어 브로컨 잉글리쉬를 구사한다고
써놓은 겁니다.
브로컨(broken) 잉글리쉬-
직역하면 부러진 깨진 영어를 쓴다는 소린데 이건 나 한테나 어울리는 말입니다.
그런데 영어 잘 하기로 소문난 아우가 그 소리를 들었다는 게
얼마나 고소했던지 저녁 먹은 게 다 소화될 정도로 한 참을 소리내 웃었습니다.
민다나오에서 쓰는 말로는 ‘빵잇 잉글리쉬’가 됩니다.
엉터리 영어라는 겁니다.
이날 이 후
아우가 피노이와 한 참을 대화하고 나면 슬쩍 물어 봅니다.
브로컨 잉글리쉬를 쓰는데도 상대방이 잘 알아 듣냐 하고 말입니다.
그럼 아우가 죽겠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그 신문기자 영어가 더 엉터리였다구’하면서 볼멘소리를 해 댑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요즘은 브로컨 잉글리쉬를 쓰는 아우 놀리는 재미에
내 한국어 실력만 늘어 납니다.
그나저나 난 언제나 브로컨 잉글리쉬라도 피노이 기자들 앞에서 써보나-
요즘은 이 생각만 하면 한 숨부터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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