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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사는 동안 얼마나 더 당해야 하는지-

by 고향사람 2012. 10. 25.

성격이 우유부단하고

남 잘 믿고-

여기에다가 ‘좋은게 좋은 거지’ 하는 식으로 살다보니

남한테 당하는 일이 종종 생깁니다.

 

얼마 전 필리핀 집주인 행세를 하는 피노이에게 보이스 피싱을 당한것도

설마려니-하다가 5천 페소나 사기를 당했고

마닐라 집을 얻을 때는 먼저 세를 들어 살던 한국인이 우리 외에

다른 이들과도 이중삼중 계약을 하고 도망치는 바람에 수천만원을 손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 때는 정말 적잖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행이 우리는 필리핀 집주인과도 계약서를 주고 받은 덕분에

최종적으로 집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이 과정에서 먼저 살던이가

밤중에 와서 좋은 살림살이는 다 가져 가는 바람에 손실이 더 컸습니다.

우리와 같이 피해를 입었던 다른 두 집은 계약금을 다 떼이고 말았습니다.

 

한국에 있을 때도 지하도나 역, 터미널에서 지갑을 잃어 버렸다는 사람이 다가와

돈을 꾸어 달라고 하면 친절???하게도 점심값까지 챙겨 주곤 했었습니다.

필리핀 사무실에서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가끔 찾아 오는 한국인들중에는 지갑을 놓고 왔다는 둥 다음에 값겠다는 둥

하면서 잔돈을 빌려 달라는 이들이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차비에 한 끼 식사비까지 얹어 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어저께 필리핀 집 주인을 가장해 급히 돈을 좀 보내 달라며

전화를 하고 다른 사람들 보내 돈을 가져간 피노이를 생각하면

은근히 분노가 치밀기도 합니다. 나 자신에 대한 분노입니다.

의심이 많이 들었지만 얼마나 돈이 급했으면 자기가 세 놓은 집에까지

연락해 돈을 달라고 할까 싶어 바로 대답을 하고 돈을 준비해 뒀습니다.

 

20여분 뒤 도착한 심부름꾼 행색도 이상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이름과 함께 싸인을 받아 뒀지만 그래도 마음이 캥겨

집 주인에게 전화를 했더니 자기는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하는 겁니다.

 

이런 제길-

또 속은 내 자신에게 분노가 들기도 했지만 언제까지 속아야

정신을 차릴까 하는 생각에 잠시 아찔해지기도 했습니다.

한국서 한참 유행중인 보이스 피싱을 필리핀서 당했다는 게

더 한심스럽기도 하고 말입니다.

 

그나저나 마눌이 알면 또 한소리 할 겁니다.

-이구. 언제나 철들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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