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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어느 게 더 큰 복일까?

by 고향사람 2012. 9. 2.

중국 사람들은 ‘복 녹 수 희 재’를 일컬어 오복이라 칭했습니다.

 

이를 구체적으로 언급해 보면 복(福)은 모든 소망이 이뤄지는 것이고,

녹(祿)은 관직에 나가 출세하는 것이며, 수(壽)는 오래 사는 것입니다.

희(喜)는 일생 동안 기쁜 일이 계속되길 바라는 것이고,

재(財)는 재물이 풍족해져서 부유한 삶을 누리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들은 오래 살고(壽), 부유하게 지내며(富), 건강하고 평안하게(康寧),

선을 행해 덕을 쌓고(攸好德), 생을 편안하게 마치길(考終命) 바랐던 것입니다.

 

따라서 이들은 이런 기원을 옷과 그릇에 새겨 넣거나 그림으로 그려놓고

(이를 길상吉祥이라고 함) 현실에서 모두 이뤄지기를 소망했습니다.

반면 이런 길상도 부족했던지 복을 받기 위한 노력은 박쥐를 좋아하는

이상한 취향으로까지 발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유는 한문으로 박쥐를 편복이라 하는데

박쥐 복자는 복복(福)이나 부유할 부(富)와 발음(fu)이 같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높은 곳에서 날아 내려오는 박쥐는

‘복종천강(福從天降)’이라고 여겼던 것입니다.

복이 하늘에서 내린다는 뜻입니다.

 

중국 음식점이나 다원에 가보면 복자를 거꾸로 달아 놓은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

이 역시 복이 하늘에서 마구마구 떨어져 주기를 바라는 길상인 셈입니다.

천추만세(千秋萬歲-국가가 천년 만년 계속되기를)나

연수장구(延壽長久-수명이 오래 이어지길)

장락미앙(長樂未央·즐거움이 길게 이어져 끝나지 않기를)도

다 복을 기원하는 문귀들입니다.

 

선은 쌓고 덕은 베풀라는 말도 복을 짓기 위한 방편들입니다.

그만큼 중국인이나 한국인 모두는 복을 선호합니다.

우리의 삶속에서도 뜻하지 않은 횡재를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복 받은 겨’하며 덕담을 해 주는 것만 봐도 복은 많이 받을수록 좋은 것 같습니다

나 역시 요즘은 복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함께 일하는 아우들이 재주가 많은데

이중에는 음식을 만드는 것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치 담그는 것은 물론 냉면국물 내는 것에서부터 콩국수에 삼계탕, 갈비찜까지-

정말 못 만들어 내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이중에는 순두부를 얼려 튀겨내는 솜씨는

중국음식점 주방장도 놀래킬 정도니까 말입니다.

 

덕분에 먼 이국땅 상하의 나라인 필리핀에 살면서도 먹는 것으로 인한 괴로움은

멀찌감치 떨어 뜨려 두고 살 수 있습니다.

음식 솜씨 좋은 아우를 둔 ‘복’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음식 잘 만드는 것도 복이라며 아우들을 칭찬하지만

난 속으로 웃고 있습니다.

만들어 놓은 음식 풍성하게 먹을 수 있는

 

내 복이 더 큰 복이지-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