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염소 빠따이 시킬 줄 알아.
토종닭 백숙이 먹고 싶을 때 아우가 헬퍼에게 하는 말입니다.
‘빠따이’는 영어로 킬, 그러니까 죽이다라는 말입니다.
이를 다시 풀어? 보면
-너 염소 사오면 잡을 수 있지.
하고 헬퍼에게 좀 강한 어조로 물어 봅니다.
그러면 아가씨 헬퍼들은 손사래질을 치며 못 한다고 난리들입니다.
이 때 아우가 다시 제안을 합니다.
-그러면 닭은?
이 말엔 망서릴 것도 없이 잡을 수(죽일 수) 있다고 대답합니다.
그것도 아주 쉽게 말입니다.
-그래 그럼 내가 닭 몇 마리 사오면 잡아서 요리할 수 있지.
들으나 마나 오케이입니다.
덕분에 나도 이날 저녁에는 근사한 백숙을 먹게 됩니다.
-너 염소 잡을 수 있어.
이 질문이 처음부터 나온 것은 아닙니다.
전에 있던 헬퍼에게 토종닭을 사와 잡으라고(죽이라고) 건네주자
인상을 찌푸리면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드는 겁니다.
자긴 죽은 닭만 요리할 수 있다면서 말입니다.
이 사건 이후로
아우는 새 헬퍼가 오면 ‘염소를 잡을 수 있느냐’고 물어 봅니다.
어떻게 염소를 죽이냐며 펄쩍 뛰는 헬퍼에게 다시 제안을 합니다.
-그러면 닭은 잡을 수 있냐.
이 말에 할 수 없이 ‘예’ 하고 대답하는 헬퍼-
그래도 염소 죽이는 것 보다는 닭 잡는 게 쉬운 건 아는지
처음 일지라도 닭을 선택합니다.
아무렴 염소를 잡으라 할까^^
이날 이후부터 헬퍼가 바뀌어도 닭 잡는 것은 문제도 아니게 됐습니다.
토종닭이 먹고 싶은 분들은 시골에서 두 어마리 사온 뒤
헬퍼한테 죽이라고 하기 전 꼭 염소부터 잡아 봤냐고 물어 보기 바랍니다.
염소 잡을 줄 아니- 하고 물은 뒤 겁먹은 표정을 지을 때
-그럼 닭은 잡을 수 있어 하면 100% 오케이하고 답이 나옵니다.
한 번도 잡아 본 적이 없을 지라도 말입니다.
좀 짖굿은 질문일지라도 우리처럼 생전 닭을 죽여 본 경험이 없는 이들에게는
한 방편이 되기도 합니다.
덕분에 요즘은 토종닭 백숙에 찜, 도리탕까지-
제법 맛나게 먹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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