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일하면서 처음으로 결근을 했습니다.
전날 사금을 채취하는 현장 답사를 가면서 차량 에어컨 바람이
유난히 차다 싶었는데 그 바람을 몇 시간 쬐고,
뙤약볕아래 험한 산길&강변길을 걸었더니 그게 몸살이 됐나 봅니다.
저녁나절이 되면서 온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하더니
관절 마디마디가 쑤셔 오는데-
도무지 감당하기가 힘들었습니다.
아우한테 퇴근을 종용해서 한국마트에 들러 쌍화탕 몇 병 사 집에 왔습니다.
비상용으로 준비해 두었던 전기담요 깔고 온도를 최고로 올려 놓고 누웠는데도
진정이 안되는 겁니다.
문틈 바람만 들어 와도 이불을 여미어야 할 만큼 말입니다.
약을 먹어서 좀 괜찮아 지겠지 싶었는데도 아침이 되니 몸이 더 불덩어리였습니다.
해열제를 안 먹었던 겁니다.
급한 마음에 이약저약 다 털어 넣고 한 30여분 지나니
온 몸에 땀이 비오듯 하면서 열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미 회사 가기는 늦은 시간이고 덕분에 처음으로 결근을 하고 말았습니다.
이 날 밤 근처 사는 한국 간호사 아줌마가 왕진??와서 링거 한 방 쏘고 갔는데-
덕분인지 그 다음날 아침은 거뜬히 일어 났습니다.
더군다나 아우가 새벽장을 봐 왔는데 이 나라서 제일 좋은 물고기로 알려진
싱싱한 라푸라푸(다금바리?)를 사와 매운탕을 끓여
얼마나 맛있게 먹었는지 모릅니다.
이틀 동안 생으로 굶다가 얼큰한 생선 매운탕을 먹게 되니
단박에 입맛이 돌아 왔습니다.
객지서 아프면 눈물이 서말이라던데-
타향도 아닌 타국에서 아프면 더 많은 눈물을 쏟게 될 마당에 아우들의 정성과
간호사 아줌니의 도움으로 금세 완쾌가 돼 눈물 한 방울 쏟지 않고
몸살을 잘 이겨 냈습니다.
슬픔은 나눌수록 줄어들고, 사랑은 나눌수록 커진다는-
요즘 자주 체험하며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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