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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형제끼리 여행은 드물다네요

by 고향사람 2012. 6. 29.

내게는 일곱 살 터울인 막내 아우가 있습니다.

인물, 성격 좋고 운동도 참 잘 하는 아우입니다.

게다가 여자 좋아하는 것 까지^^ 나와 닮아 죽이 척척맞는 아우입니다.

손발이 잘 맞아선지 늙으막?에 필리핀서 함께 사업까지 하고 있습니다.

 

어디 이뿐만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는 막내아우와 열이틀간 유럽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여행용 가방에 간식거리만 잔뜩 채워 가지고 말입니다.

패키지여행이라 40명의 각기 다른 팀?하고 어울리게 됐는데-

명단을 확인하던 가이드가 우리 사이를 자꾸만 묻고 확인하는 겁니다.

20년 가까이 가이드 생활을 하면서 나이 든 형제가

함께 여행 온 것은 첨 본다며 말입니다.

 

대개는 나이 든 부부와 자매지간, 친목회 동호회 회원들로 여행팀이 구성되는데

우리 형제 때문에 새로운 팀을 보게 됐다는 겁니다.

-부인은 어떻게 하고 형제끼리 왔냐는 질문을 수십번 받았습니다.

이때마다 성격 좋은 아우는 이렇게 답을 줍니다.

-마누라는 일해야쥬. 둘 다 놀 수 없잖유.

 

아우의 말 같지 않은 대답에 다른 팀원들이 많이 웃었습니다.

프랑스를 기점으로 서유럽 7개 국을 돌아 본 이번 여행에서

아우는 짐꾼 노릇을 자처했습니다.

노인분들 가방을 방까지 운반해 주고 차에 실어 주고,

여기에다가 물건 살 때 영어 통역까지-

 

이런 봉사? 때문에 아우는 지난 여행에서 최고 인기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얼굴이 비슷한 형제인지라 고맙다는 인사는 내가 더 많이 받았습니다.

아우가 다른 사람 일을 거들어 주는 사이 이미 도움을 받았던 나이 든 분은

내가 아우인줄 알고는 거듭거듭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그 때마다 나는 이렇게 대답해 드렸습니다.

-어려운 일이 있거든 뭐든 시켜달라고 말입니다.

어차피 일은 아우가 할 테니 말입니다^^

 

아우의 몸 안가리는 봉사 덕분에 얻어 먹은 것도 많았습니다.

물론 먹거리는 내가 먼저 차지했지만 말입니다.

아우와의 여행이 이 처럼 좋은지는 처음 알았습니다.

마눌이나 아들놈과 함께 했다면 내가 할 일이 참 많았을 텐데-

아우와 같이 여행을 하니 너무너무 편했습니다.

물론 당사자인 아우야 불편한 점이 많았겠지만 말입니다.

 

다음에는 아프리카 종단을 하면 좋겠다고 했더니

아직 아우는 대답이 없습니다.

역시 형제끼리 여행이 드문 이유를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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