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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고추’는 정말 관리하기 나름??

by 고향사람 2012. 7. 8.

남자는 '꼬추'?를 잘 관리하고

여자는 '입'을 잘 간수해야 패가망신을 당하지 않는다죠??

필리핀이라고 어디 다르겠습니까.

 

근데 요즘 고추관리를 잘 하는 법을 배우고 있습니다.

‘꼬추’ 말고 ‘고추’요!!!

 

까가얀데오로 시내 가까운 곳에 있는 골프장 빌리지에서 사는

한국인 부부를 만나고 부터입니다.

이들 부부가 4전5기 끝에 한국 고추 씨를 이곳에 가져와

근사한 열매로 키워내는데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점심 식사 때 비닐 봉투에 가득 담아 온 싱싱한 고추를 보고

모든 사람들이 얼마나 놀랐는지 모릅니다.

가끔씩 지독하게 매운 것 땜시 입에다 손부채질을 해대고

더불어 땀을 비오 듯 쏟아 가면서 여나무개를 먹고 났더니

여름감기까지 떨어져 버렸습니다.

 

역시 한국 사람은 매운게 약입니다.

그 약?을 배가 쓰리도록 먹고 나서는

어떻게 고추를 관리해 생산에 성공 했는지 물었습니다.

나도 몇 번 시도해 봤다가 포기한 경험이 있어서입니다.

 

그 부부 역시 비슷한 경험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여러 방법을 동원해 이제는

동네 사람에게 나눠 줄 만큼 수확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처음에 고추를 심고 나니 전혀 싹이 나지를 않더랍니다.

 

가만 보니 고추씨를 파종하면 개미들이 그 씨를 다 물어 가더라는 겁니다.

필리핀이라는 데가 개념없는 것들이 많은데 개미도 그런가 봅니다.

그래서 개미에게 씨를 도둑맞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고

또 비가 미친 듯이 오는 철을 피하는 것도 요령이랍니다.

 

거름은 계분(닭똥)을 쓰고

퇴비 역시 나뭇잎이나 풀을 베어 모아 웅덩이에 넣어

발효 시켜서 밑거름으로 썼다는 겁니다.

우기에는 집안에서 싹을 틔워 바깥에 모종하고 그늘막을 씌워

장대비로 인한 쓰러짐을 막게 했더니 드디어 싱싱한 고추가 열리더랍니다.

역시 고추는 관리하기 나름인가 봅니다.

 

‘꼬추’라고 다를 게 있겠습니까.

철없는 외국 관광객들이 필리핀에 와서 ‘꼬추’ 관리 잘 못해

국제 망신을 당하는 걸 보면 이들 부부한테 고추 관리하는 법 좀

배워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에 한국 나가게 되면 고추씨 좀 사와 제대로 관리해 볼 참입니다.

그래서 피노이 이웃들 좀 울려 볼 참입니다.

그 매운 맛으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