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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내 호랑속에는-

by 고향사람 2012. 6. 28.

내 호랑속에는 잡다한 것들이 많이 들어 있습니다.

현대 생활의 필수품이 돼 버린 전화기에서부터 주머니칼 동전,

손 세정제 등등이 그것입니다.

 

참 그런데 호랑이 뭔지 아세요??

동물원에 있는 호랑이 줄임말이 아니고 호랑은 충청도 방언으로

호주머니를 일컫는 말입니다.

아마도 호주머니를 줄여서 ‘호랑’으로 부르게 됐나 봅니다.

지금도 팔순이신 울 엄니는 호주머니라는 표현 보다는 ‘호랑’이라는

말을 더 자주 사용하시고 계십니다.

 

암튼 요즘은 내 호랑이 점점 배가 불러 갑니다.

잡다하지만 꼭 필요한 것들을 넣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살 때는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입는 옷 마다 주머니가 넉넉해

이곳 저곳에 나눠 넣고 다니면 별로 표가 나지 않았는데-

 

여름만 있는 나라 필리핀서 살다보니 주머니가 별로 없는 옷들 뿐입니다.

티셔츠에 반바지가 생활복이 된지 오래니까 말입니다.

그런데도 필요한 것은 자꾸 늘어 가고-

이중 가장 신경 쓰이는 것이 돋보기입니다.

 

안경집까지 치면 부피도 제일 크고 또 잃어 버리거나 파손 될 위험도

제일 많아 늘 신경이 쓰입니다.

지난 번 한국에 나갔을 때 돋보기 한 개와 다초점 렌즈를 장착한

새 안경을 맞춰와 안경 숫자가 더 늘어서 주머니도 한층 배가 불러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아랫배만 나오는 줄 알았더니-

호랑, 아니 호주머니가 먼저 배가 불러 올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오늘은 시내 백화점에 나가 작은 손가방 하나 장만해야 겠습니다.

호주머니로는 잡다한 것들을 다 채울 수가 없어서입니다.

핸드폰 안경 동전 손세정제-

이런 잡다한 것 보다 행복 사랑 봉사 기쁨-

뭐 이런 것으로 호주머니를 채울 수 있는 방법 좀 찾아 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