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여행이야기

[스크랩] 인도 여행기(1)

by 고향사람 2012. 5. 13.
 

구속이 싫어 신화처럼 사는 사람들


인도를 여행하기 위해서는 우선 먹고 입는 것,

그리고 사상으로부터 자유로 와야 한다.

왜냐하면 인도에서는 삶과 죽음이 둘이 아니고(不二),

희노애락이 하나로 매듭지어지기 때문이다.

 

바로 중도(中道)와 동체대비를 설한 부처님의 가르침과,

타종교는 물론 우마(牛馬)까지도 신으로 모시는 막힘없는 힌두사상 속에서

우리는 그 연결 고리를 쉽게 찾아 볼 수가 있다.

 

그런가 하면 적나라하게 드러내 놓은 자이나교의 성(性 ) 표현은

우리가 예술과 외설이란 잣대로만 구분해 온 성 문화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한다.

동 트는 시각에 맞춰 시신을 화장하고

뼈 가루를 갠지스 강물에 뿌리며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모습이나,

소와 개 등과 함께 도시를 공유하는 원초적인 삶 속에서는

‘내 멋대로의 삶’이 얼마나 초라한지를 깨닫게도 한다.

 

삶의 시작도, 그 끝도 없을뿐더러 곳곳에서 정지된 시간을 느낄 수 있는 곳.

그 땅에서 우리는 부처님도 만나고 별난 중생도 보게 된다.


국토 총 면적이 한반도의 15배에 달하는 329만 제곱킬로미터.

인구 약 10억 만명에 힌두교 자이나교를 비롯,

수 백개의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땅,

핵 실험에 성공하고 노벨상을 수상하는 등 선진국형 발전상을 보이면서도

맨발 방뇨 구걸이 넘쳐 나는 곳.

 

여기에다 거리에는 소가 뒹굴고 그 분비물을 주어다 땔감을 장만하는

인도인들을 떠 올리는 것으로, 우리는 종종 그 땅을 다 아는 것처럼 말한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그 곳을 들여다  보면

기존의 사고(思考)가 얼마나 많이 왜곡돼 있는가를 곧 알게 된다.

 

유유자적(悠悠自適)한 그들의 삶 속에 배어 있는 투박한 신심과,

때 묻지 않은 양심이 오늘의 인도를 지탱하는 대들보임을 보게 되기 때문이다. 


성자(聖子) ‘간디’와 시성(詩聖) ‘타고르’의 나라


인도를 여행하다 보면 가장 먼저 느끼는 것이 무척 가난한 나라라는 것이다.

벌떼처럼 달려드는 구걸자나 잡상인.

아무데서나 뒹굴고 있는 행려자들을 볼 때 마다 가난을 확인하게 된다.

이들을 대할 때면 이 땅이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요,

저들이 위대한 ‘무굴제국’의 후예들인가 하는 의구심을 떨쳐 버릴 수 없게 된다.

 

남의 말하기 좋아하는 이들 중에는 인도가 겪고 있는 오늘의 가난은

‘석가모니께서 인류 유산으로 남긴 불법(佛法)을 버리고

다신교인 힌두교를 숭앙하기 때문’이라는 분석(?)까지 내 놓지만,

불교인 외에는 크게 믿으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3백년이 넘는 영국의 지배와 아직까지도 먹고,

입는 것 조차 해결하지 못하는 현실을 두고 불교의 업(業)사상을 비유하는 데는

일리가 있다는 표정들이다.


겉으로 드러나 보이는 인도의 모습은 빈번이 우리의 상상을 혼란스럽게 한다.

질서와 규율에 길들여진 현대인 일수록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인도의 대부(代父)로 일컬음 받고 있는 ‘마하트마 간디’와

세계적인 시인 ‘타고르’를 떠 올리는 것만으로도 머리 속이 어느 정도 정리됨을 느끼게 된다.

 

여기에다 르네상스의 아버지로 불린 ‘람모한 로이’.

카스트 제도를 반대한 ‘다야난다 사리스와티’. 웅변가인 ‘디에 카난다’.

철학자 ‘아우로빈도 고슈’ 등이 보이지 않는 인도의 큰 힘이 돼 왔다.

 

인도의 다른 힘을 찾는 다면 이번에는 그들의 신앙을 들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인도는 신화의 나라다.

우리 미족이 곰과 호랑이의 신화로 시작되듯

이들은 양성(남녀)을 띤 ‘하리하리’라는 창조의 신이 있다.

이 신은 자신의 몸에서 나온 여성을 짝으로 삼아 모든 다른 신들과 인간,

동물에서부터 심지어는 악마까지도 만들아 낸다.

덕분에 이 나라에서는 다신주의(多神主義)가 만연하고 있어

동물숭배는 물론 나무 정령을 비롯 남녀 성기까지 숭배할 만큼 신앙대상이 다양하다.

(계속)

출처 : 필리핀 에듀오스
글쓴이 : 부싯돌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