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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스크랩] 인도 여행기(2)

by 고향사람 2012. 5. 13.
 

인도인들은 트럭이나 버스 정면에 자기가 숭배하는 신의 모습을 그려 붙여 놓고 있으며,

자전거나 손수레에도 온갖 치장을 하는데

이는 ‘화려할수록 신이 좋아 한다’는 주술을 믿기 때문이다.

발가벗은 성자(聖子)나, 마스크를 쓰고 빗자루로 길을 쓸며 지나가는 수도인,

그리고 하루 종일 혹은 며칠씩 한자리서 꿈쩍도 하지 않는 요가 행자도 이곳에서는 쉽게 볼 수가 있다.


갈 곳도, 볼 것도 많은 넓은 땅


갈 곳도, 볼 것도 많은 인도지만 여행의 주제는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대개는 신의 행적을 되짚어 보는 것으로 귀결된다.

부처님의 8대 성지가 이 땅에 존재하고 인도인들의 생활 자체가

신앙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신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는 식이다.

더군다나 구속을 싫어하는 이들의 삶은 그 자체가 신화이기도 하다.

 

항공시대인 오늘 날, 인도의 관문은 이 나라의 수도인 뉴델리를 손꼽지 않을 수 없다.

올드 델리와 뉴 델리로 나눠져 있는 이 도시는

과거와 현대를 한 눈에 조망할수 있을 만큼 극명하게 대조를 이룬다.

 

뉴델리는 영국인 손에 의해 20세기 초에 계획적으로 건설된 도시다.

또 올드 델리는 계획없이 무분별하게 확장된 도시인 만큼

토속적이고 전통적인 모습이 그대로 보전돼 여행객의 발목을 잡는다.

그러나 인도여행의 백미는 16-17세기 무굴제국의 수도로

영화를 누린 도시 아그라를 둘러 보는 것이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중 하나로 손꼽히는 타지마할도 이곳에 있다.

 

무굴 제국의 ‘샤자한’ 황제가 애첩인 ‘몸타즈 마할’의 죽음을 애도하면서 지은

타지마할은 2만명의 석공들이 22년간에 걸쳐 지은 대리석 영묘다.

가로 3백미터 세로 5백80미터의 부지에 붉은 돌로 정문을 만들고 그 안에

높이 65미터, 한 변이 95미터인 좌우 대칭의 돔과,

영묘 사방에는 36미터 높이의 첨탑이 세워져 있다.

 

이 건물 돔 밑에는 황제와 황후의 관이 안치돼 있는데

수많은 보석으로 장식된 모습이 당시의 부귀영화를 짐작케 한다.

정교한 대칭형 구조와 흰 대리석으로 조성된 타지마할은

보름날 밤 가장 환상적인 모습으로 나타나,

이 광경을 지켜 본 여행객들은 평생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또 인도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여행 코스가 부처님의 탄생 출가 득도 열반지다.

현재 인도를 여행하는 한국인 관광객 중 대부분은

부처님 성지를 참배하는 불자들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이 코스는 인기가 많다.

부처님 탄생지는 네팔 룸비니동산에 위치하고 있지만 나머지 성지는 모두 인도에 있다.

 

성도지인 부다가야, 최초 설법 장소인 샤르나트,

열반지인 쿠시나가르 등이 인도 북쪽 지역에 모두 있다.

여기에다 기원정사 죽림정사 바이샬리  등도 불자라면 꼭 들러 참배하고픈  이다.

이번 기회에 권하고 싶은 인도 여행지를 손꼽는다면 ‘ 바라나시’  둘러보라는 것이다.

 

갠지스강 중류, 다시 말하면 델리와 캘커타  중간에 위치한 이 도시는

한번 둘러보는 것만으로도 인생길을 조망해 보는 계기가 되기에 충분하다.

힌두교인들은 이른 새벽,

아니면 밤새 이곳을 지키다 동이 트는 것을 신호로 강물에 뛰어 들어 목욕하고,

주문을 외우는가 하면 강변에서는 시신을 화장하는 연기가 하늘을 덮는다.

 

이 때 강변에서는 타다 남은 시체를 개가 물고 있는가 하면,

일부는 그대로 물속에 버려져 둥둥 떠다니기도 한다.

그래도 이들은 이곳에서 죽으면 내세(來世)에 높은 지위(카스트 제도)로 태어난다고 믿어

갠지스 강변은 가장 신성한 곳으로 믿고 있다.

이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세계 각국에서는 관광객이 몰려들고-.

 

그래서 인도는 여전히 신비의 땅으로, 혹은 알 수 없는 세상으로 인식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대통령궁 앞에서 어슬렁거리고 있는 소,

쓰레기통을 뒤져 먹을 것을 찾는 염소와 돼지, 도로를 횡단하는 거위 떼,

그 사이사이를 곡예 하듯 달리는 차량들.

 

어찌 보면 원시적 공동체 생활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것 같고 ,

현실적으로는 지극히 비위생적, 비생산적 모습들이 즐비한 것 같은

이질적 모습에 여행자들은 쉽게 질리게 된다.

 

특히 화장실 문화가 열악해 길거리나 숲속 아무데서나 변을 보는 인도인들의 풍습을 볼 때,

그 뒤 처리에 의구심을 갖지 않을 사람은 별로 없다.

그러나 아이러니컬하게도 우리는 여기서 공존의 법칙을 발견하게 되고,

그러면서 그들의 삶을 이해하게 된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거리에다 아무렇게 눈 똥을 들개들이 먹어 치우고,

쇠똥은 사람들이 모두 주어다가 말려서 연료로 사용하며,

각종 쓰레기는 돼지와 염소가 먹어 치우니 도시의 기능이 마비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결국 짐승과 인간의 조화가 삶의 질을 놓여 주고 잇는 셈이다.

 

따라서 인도를 여행할 때 사물을 따로따로 분류해서 생각하는 이원적 사고나

편견적 시각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만 개체보다 전체를, 나보다 우주를 먼저 생각하는 이들 삶 속에서

공존의 의미를 배우는 것으로 여행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게 현명하다는 것이다.

이들의 공존법칙이 원초적인 신심에서 비롯된 것임을 조금이라도 느끼게 될 때

우리는 인도를 더 사랑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돌아 본 인도 땅.

그곳으로 다시 달려가고픈 것은 우리 속에 신을 찾는 마음이 있는 것과 똑 같지나 않을까-. 


출처 : 필리핀 에듀오스
글쓴이 : 부싯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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