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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쓴 이야기

필리핀 500 페소 속에 숨어 있는 코리아 글씨는-

by 고향사람 2012. 3. 10.

 

필리핀 500페소 구권 뒷면. 왼쪽 아랫부분(빨간 테두리)에 카메라와 펜을 든 아키노 전 의원의 초상화와 함께 그가 쓴 한국전 기사가 실려 있다.

 

개인적으로 필리핀 화페중 500페소짜리를 좋아합니다.

고액권으로 1000페소 짜리가 있지만 이보다는 500페소짜리를 좋아하는데-

그건 이 나라서 살다보면 대개 그런 추세가 됩니다.

 

1천 페소짜리는 많은 돈을 가지고 다니기에는 좋으나

시골이나 장터에서 사용하다보면 거스름돈이 없다고 하는 이들이 많아

오해려 사용하기가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5백 페소짜리를 더 선호하게 됩니다.

휴대하기도 좋고 거스름돈 받기도 좋아서 말입니다.

그런데 이 5백 페소 지페에 생각지 못했던 표식이 있어 놀랐습니다.

그것도 우리나라와 관련된 글자라서 더 그랬습니다.

 

이 지페에는 분명 Korea·Seoul 새겨져 있습니다. 필리핀 지폐인데 말입니다.

인쇄 내용은 독재정권에 저항한 故 아키노 의원이 17세때 6·25 종군기자로 참전해

당시 쓴 신문기사 일부가 5백페소짜리에 나타난 것입니다.

'Korea'(한국) 'Seoul'(서울) 'Kaesong'(개성)이 그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쩌다 이런 문구들이 외국의 화폐에 들어가게 됐을까.

500페소 구권의 주인공은 베니그노 아키노 주니어 前 상원의원입니다.

베니그노 아키노 3세(52) 현 대통령의 아버지며 최연소 시장·상원의원 등을 거쳐

차기 대통령감으로 거론됐지만 마르코스 독재 정권에 대항하다

1983년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암살당했습니다.

 

이를 계기 마르코스는 국민들의 '피플 파워' 혁명으로 축출당합니다.

필리핀 500페소 구권 뒷면. 왼쪽 아랫부분(빨간 테두리)에 카메라와 펜을 든

 아키노 전 의원의 초상화와 함께 그가 쓴 한국전 기사가 실려 있습니다. 

 

500페소 구권에 원래 예정됐던 주인공은 마르코스였었답니다.

하지만 혁명 직후 당선된 코라손 아키노 대통령은 마르코스 대신 남편의 초상화를 실어 500페소를 발행했습니다.

 덕분에 500페소에는 민주 투사로 활동하던 아키노 의원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는데

그중에는 종군 기자로 활약한 내용도 있습니다.

그는 17세 때 최연소 종군 기자로 한국전을 취재했습니다.

500페소 구권에 쓰인 한국과 관련된 문구들은 당시 그가 마닐라 타임스에 쓴 기사의 일부랍니다.

 

'1st Cav knifes through 38(제1기병사단 38선 돌파)'라는 제목의 기사에는

한국전에 대한 소식과 함께 한국에 파견된 필리핀군 제10 전투대대에 대한 내용도 언급돼 있습니다.

필리핀은 6·25 당시 약 1200명의 전투부대를 파견했습니다.

터키에 이어 9번째로 큰 규모였습니다.

 

재작년 12월 필리핀 중앙은행은 신권을 내 놨습니다.

새 500페소 화폐에는 베니그노 아키노·코라손 아키노 부부의 모습이 나란히 새겨져 있습니다.

하지만 신권이 발행됐다고 해도 아직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필리핀 화폐의 95% 이상은 구권입니다.

 

한편 최근에는 이들 부부의 아들인 현 베니그노 아키노 3세 필리핀 대통령과

한국계 필리핀 방송인 그레이스 리(30·한국명 이경희)가 연인 사이로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혹여 이들이 결혼을 하게 되면-

그리고 나중에 새 화페가 발행이 될 때 이들 부부의 사진이 지페에 나올 수도 있지 않을까?

미리 김칫국부터 마셔 봅니다^^

 

필리핀 화페 5백페소에 숨어 있는 뜻

오늘의 그림이야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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