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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거기가면 사슴과 놀 수가 있다

by 고향사람 2010. 5. 6.

마닐라에서 남쪽으로 한시간 반 정도 떨어진 거리에 다스마리냐스(Dasmarinas)라는 소읍이 있습니다. 이 읍 한가운데에는 월터마트라는 대형 쇼핑몰이 있고, 이곳과 담 하나 사이로 안틀러스호텔이(antlers Hotel) 있습니다.


명칭도 생소한 이 호텔은 이 지역에서 가장 넓은 부지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시설이 화려하거나 건물이 높지도 않지만 이 호텔은 필리핀에서도 보기 드문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호텔 건물을 빼 놓고는 모든 게 사슴이 목장과 다름이 없다는 것입니다. 대낮에도 사슴 무리가 호텔 프런트 정문 앞을 유유이 오가는가하면 밤중에는 정문에서부터 샛길까지 사슴들이 무리지어 뛰어 다닙니다.


처음 이 광경을 보는 이들은 참으로 신기해합니다. 수 백년이 됐음직한 고목들도 이 호텔에는 수없이 많은데, 그 모든 나무들이 보호망으로 둘러쌓여 있습니다. 사슴들이 겉 껍질을 갏아 먹기 때문입니다. 도시 한 복판, 그것도 호텔 한 가운데에 황소만한 사슴들이 모여 산다는게 참 이색적입니다.


호텔 주인이 유난히도 사슴을 좋아해서 그렇게 됐다는 소문이 있습니다만, 투숙객들은 이 진기한 풍경에 밤 잠을 설치기도 합니다. 이쯤해서 일부는 이미 눈치를 챘을 지도 모릅니다. 이 호텔 이름이 왜 안틀러스인지를 말입니다.


안틀러스라는 단어는 영어로 사슴뿔(antler)이라는 뜻입니다.

뿔을 달고 있는 숫사슴이 이곳에 있는 이유가 이 단어에 잘 침전이 돼 있습니다. 호텔 로비에도 사슴뿔 장식이 잔뜩하고, 앞 마당과 정원에는 살아 움직이는 뿔이 있으니 이 호텔이 안틀러스 호텔이 된 것입니다. 색다른 경험이 필요하신분은 이 호텔을 찾으면 될 것 같습니다. 시설은 한국의 여관보다 못한 면도 있지만 나름 자연과 하나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으니까 말입니다.


다스마리냐스 -.

그곳에는 안틀러스호텔이 있다는 거 참고 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