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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여행이야기

오래 살고 싶으면 ‘칠갑산’을 올라야

by 고향사람 2009. 2. 18.

 

 

 

충청도 발렌타인 데이?인 지난 일요일(충청도는 하루정도 늦어유) 칠갑산을 올랐습니다.

날씨도 쌀쌀한 이날 굳이 칠갑산을 오른 이유는 18만년(삼천갑자3000×60=180000년)을

살았다는 삼천갑자동방삭(三千甲子東方朔) 흉내 내, 삼천갑자 대신 칠갑(칠갑산)정도인

4백20년쯤 살자고 기도?좀 드리러 그리 했습니다.


이른 점심을 먹고 청양에 있는 칠갑산으로 출발했습니다.

집에서 승용차로 30분이 채 걸리지 않는 곳입니다.

등산 시작은 한티고개에부터 시작해 정상 휴게소서 산장로를 따라

팔각정과 정상, 그리고 사찰로를 따라 장곡사로 넘어 왔습니다.

두시간 반 정도 걸렸습니다.

 

등산로 내내 줄참나무와 벚나무 그리고 산철죽이 열병하듯 서 있는 이 길은

봄날에 걸으면 정말 운치 그만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높이 561m의 칠갑산 정상에 서니 대덕봉(大德峰:472m)·명덕봉(明德峰:320m)·

정혜산(定惠山:355m) 등이 눈 아래로 보입니다. 고만고만한 산들이 연이어 있는

이곳 인지라 '충남의 알프스'라 불리기도 합니다.


이 산은 1973년 3월 총면적 32㎢의 칠갑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제법 알려지게 됐고

국내 유일의 상하 대웅전이 있는 장곡사(長谷寺)는 경내에 국보 58호인

철조여래약사좌상부석조대좌를 비롯해 보물 등이 다수 있어 호기심을 자극하기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네 같은 속인들은 절속의 보물보다 당장 내 귀를 간지러 주는

'콩밭 매는 아낙네야 베적삼이 흠뻑 젖는다/ 무슨 설움 그리 많아 포기마다 눈물 심누나/

홀어머니 두고 시집가던 날/ 칠갑산산마루에 울어주던 산새소리만 어린 가슴속을 태웠소…'

라는 `칠갑산' 노래가 더 좋습니다만-.


아무튼 육갑만 떨어 대며 살던 세상 잠시 접고 일갑을 더 보태 칠갑에 오르고 보니

아- 좋았습니다. 세상사는 맛이 낫습니다.

이제 동박삭 처럼 삼천갑자는 못살아도 칠갑은 살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 봅니다.

오래 살고픈 이들- 함께 칠갑산에 올라 볼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