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오후 늦게 민다나오 까가얀으로 내려왔습니다.
계절 변화가 없는 나라다 보니 한 달 만이지만 별반 달라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가을 건너 초겨울 분위기까지 날 판국인데 말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헬퍼와 직원들-
모두가 반가웠습니다.
불과 한 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쌓아 놓은 이야기들은 많기도 했습니다.
그중 우리 헬퍼가 가장 큰 일을 한 것 같았습니다.
고새? 둘째를 가졌다며 아랫배를 가르켰으니 말입니다.
결혼 한지 2년-
딸 아이 하나 있는데 벌써 둘 째가 뱃속에 있으니
이대로 진행되다가는 자식 여나무명 낳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그려 축하헌다. 근디 다른 일도 그렇게 빨리 했슴 더 좋겄다’
나 없는 동안 없어진 한국라면이야 그렇다 치고
숨겨 놓은 김은 어찌그리 잘 찾아 다 먹었는지-
암튼 다른 재주는 없어도 먹는 것 찾아내는 솜씨는 귀신도 못 따라 옵니다.
‘당신 지방으로 내려가서 어쩌냐’며 입가에 미소짓는 마눌이나-
‘환영한다’며 빚쟁이 대하듯 하는 울 헬퍼나-
그게 그거지만 나를 최고로 여기는 이도 있긴 있습니다.
그게 누구냐면 우리 집 헬퍼 딸-
이제 두 살이 다 돼가는 녀석은 과자 하나만 줘도 내 품에 꽉 안긴다구요^^
'필리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인을 대표한 오줌발이란다!!! (0) | 2009.11.18 |
---|---|
낮에는 무조건 참아야 하느니라 (0) | 2009.11.17 |
이름 때문에 웃고 살아요(두 번째 이야기) (0) | 2009.11.10 |
우리 집 헬퍼는 내 상전이랍니다 (0) | 2009.11.06 |
이름 때문에 웃고 삽니다(1) (0) | 2009.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