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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또 임신했다구. 다른 일도 그렇게 빨리했음 좋겠다

by 고향사람 2009. 11. 13.

어제 오후 늦게 민다나오 까가얀으로 내려왔습니다.

계절 변화가 없는 나라다 보니 한 달 만이지만 별반 달라 보이는 게 없었습니다.

그동안 한국은 가을 건너 초겨울 분위기까지 날 판국인데 말입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헬퍼와 직원들-

모두가 반가웠습니다.

불과 한 달 떨어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쌓아 놓은 이야기들은 많기도 했습니다.

그중 우리 헬퍼가 가장 큰 일을 한 것 같았습니다.

고새? 둘째를 가졌다며 아랫배를 가르켰으니 말입니다.


결혼 한지 2년-

딸 아이 하나 있는데 벌써 둘 째가 뱃속에 있으니

이대로 진행되다가는 자식 여나무명 낳는 것은 시간 문제일 것 같습니다.

‘그려 축하헌다. 근디 다른 일도 그렇게 빨리 했슴 더 좋겄다’


나 없는 동안 없어진 한국라면이야 그렇다 치고

숨겨 놓은 김은 어찌그리 잘 찾아 다 먹었는지-

암튼 다른 재주는 없어도 먹는 것 찾아내는 솜씨는 귀신도 못 따라 옵니다.


‘당신 지방으로 내려가서 어쩌냐’며 입가에 미소짓는 마눌이나-

‘환영한다’며 빚쟁이 대하듯 하는 울 헬퍼나-

그게 그거지만 나를 최고로 여기는 이도 있긴 있습니다.


그게 누구냐면 우리 집 헬퍼 딸-

이제 두 살이 다 돼가는 녀석은 과자 하나만 줘도 내 품에 꽉 안긴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