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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이름 때문에 웃고 삽니다(1)

by 고향사람 2009. 11. 5.

이번에 새로 들인 우리 집 기사 이름이 ‘엔젤’입니다.

농담 말라구요???

처음 이 말을 들었을 때 나도 웃고 그도 웃었습니다.

-네가 천사면 나는 예수다

하면서 말입니다.


그러자 내 속을 알았다는 듯이 운전면허증을 까 보이면서

알파벳을 하나하나 짚어 보입니다.

정말 Angel 맞았습니다.


내가 렌트해 살고 있는 우리 집 주인도 이름이

‘지저스 도컷’입니다.

필리핀의 국교가 가톨릭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처럼 이름까지 예수와 천사 등을 사용하고 있는지는

이번에 정말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암튼 ‘지저스’ 집 주인에 천사 기사까지 들어 왔으니

우리 집은 이제 천국이 돼 버렸습니다.

나 역시 이제부터는 더 조신하게 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천국 분위기에 걸맞는 생활을 해야 할 것 같아서입니다.


그렇잖아도 요즘 영어 이름 하나 지으라고 성화인데-

이번 기회에 이름 하나 지어 볼 까 합니다.

-근디 마음에 걸리는 게 딱 하나 있습니다.

바로 마눌입니다. 마눌이 하는 말은 늘 이렇기 때문입니다.


-당신은 말여. 내 인생에서 만큼은 악마여 악마라구.

그렇다면 내 영문이름은 따로 질 것도 없으니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