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요-
자판기 커피 한 잔에
따끈한 호빵 두어 개로
마음까지 채우던 그 시절
감색 목도리
벙어리장갑만 끼고도
어디로든 떠날 수 있었던
겨울여행을 기억하나요
막차 놓친 신작로를
밤 새 걸어오면서도
헤어질 시간이 무서워
춥단 소리도 못하던 순정은 어떻고요
그러다 갑자기 뛰어 넘은 듯한 시간탑
아니 망각돼버린 시절들-
삶의 질곡 때문이라고 위안도 해보지만
가슴 설레던 뒤안길은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하는 한숨 소리로만 남는 걸요
지금은
입고 싶고 갖고 싶고 보고 싶었던 것
웬만큼 챙긴 듯 한데도
마음은 더 춥고 허기가 지는 지요
이 겨울 다 가가 전
우리 한 번 다시 떠나볼까요
감색 목도리에 벙어리장갑 끼고
자판기 커피와 호빵이 있는
젊은 시절 그 거리로 말입니다
코끝 찡한 한 겨울 추위야
사랑 하나 더하면 그만이고
가벼운 주머닌 그대 손으로 채우면 그만일 걸요
사랑은요
눈 빛 만으로도 배부르게 하고
손바닥 온기로도 느낄 수 있는
요술 같은 거라는 것
꼭 말해야 아나요
나눌수록 더 커지는 사랑
오늘 밤 한 소쿠리 담아 드립니다
그래야 내 사랑도 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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