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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편지

사랑은요-

by 고향사람 2009. 2. 5.

사랑은요-



자판기 커피 한 잔에

따끈한 호빵 두어 개로

마음까지 채우던 그 시절


감색 목도리

벙어리장갑만 끼고도

어디로든 떠날 수 있었던

겨울여행을 기억하나요


막차 놓친 신작로를

밤 새 걸어오면서도

헤어질 시간이 무서워

춥단 소리도 못하던 순정은 어떻고요


그러다 갑자기 뛰어 넘은 듯한 시간탑

아니 망각돼버린 시절들-

삶의 질곡 때문이라고 위안도 해보지만

가슴 설레던 뒤안길은

‘그 때가 엊그제 같은데-’ 하는 한숨 소리로만 남는 걸요


지금은

입고 싶고 갖고 싶고 보고 싶었던 것

웬만큼 챙긴 듯 한데도

마음은 더 춥고 허기가 지는 지요


이 겨울 다 가가 전

우리 한 번 다시 떠나볼까요


감색 목도리에 벙어리장갑 끼고

자판기 커피와 호빵이 있는

젊은 시절 그 거리로 말입니다


코끝 찡한 한 겨울 추위야

사랑 하나 더하면 그만이고

가벼운 주머닌 그대 손으로 채우면 그만일 걸요


사랑은요

눈 빛 만으로도 배부르게 하고

손바닥 온기로도 느낄 수 있는

요술 같은 거라는 것

꼭 말해야 아나요


나눌수록 더 커지는 사랑

오늘 밤 한 소쿠리 담아 드립니다

그래야 내 사랑도 커지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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