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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편지

꽃 향기, 꽃물을 담아오는 아침 산책

by 고향사람 2008. 7. 25.

필리핀 민다나오 카가얀 디 오르-

공항 근처에 Gran Europa 라는 빌리지가 있습니다

벌써 한 달째 머므르고 있는 빌리지입니다

 

이 빌리지 울타리를 따라 한 바퀴 돌다보면

꼭 원을 돈 것 같습니다

단지가 둥그런 형태를 띠어서 더 그렇습니다

 

원은 한 바퀴 돌고나면 제자리가 됩니다

남은 것이 없는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러나 한 바퀴 돌면서 보고 느끼고 움직인 것들은

가슴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상하의 나라 필리핀인지라

1년12달 꽃이 지지 않습니다

덕분에 빌리지를 한 바퀴만 돌아도

내 마음속은 꽃 향기로-

내 눈동자는 꽃물이 들어 버린답니다

 

남들은 운동삼아 한 바퀴 도는데

난 매일 아침 산책 핑게 삼아

꽃 향기와 꽃 물만 담아 온답니다

그게 내 운동인 것 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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