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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송장 썩는 냄새라고- 이런!!!

by 고향사람 2008. 8. 10.

미국 유학생이 겪은 실화 였었다죠.

일요일 기숙사에서 몰래 오징어를 구었는데-.

외국인 친구들이 구내에서 송장 썩는 냄새가 난다고 난리질 피다,

방마다 시체를 찾는 다고 더 난리를 폈었다는.


어제는 아끼던 청국장 좀 끓이라고 했습니다.

무더위 탓인지 달아 난 입맛이 입추(立秋)가 지나도 돌아오지 않아서

특별식 좀 먹자고 그랬습니다.

집사람이 헬퍼와 함께 작업에 들어갔나 봅니다.

구수한 냄새가 2층 내 방까지 올라오는 게 그 신호탄이었습니다.


뱃속에서 더 먼저 야단입니다.

기다리다 못해 국물이라도 몇 수저 뜨고 싶어 슬쩍 주방으로 가 봤습니다.

그 때 마누라가 숭숭 썬 두부를 청국장에 집어넣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헬퍼의 표정이 가관이었습니다.

집사람 몰래 코를 틀어막고 있다가 나와 눈이 마주치자 화들짝 놀라면서

얼른 손을 떼는 것이었습니다. ㅋㅋㅋ


‘그려 말 안 해도 안다. 송장 썩는 냄새라고 말하고픈 거지-’

한국에서 가장 적응 안 되는 지독한 냄새가 청국장 끓이는 것과

메주 뜨는 냄새라는 걸, 아는 외국인은 다 안다구.

‘여기에다 비하면 김치 마늘 냄새는 향기지 뭐 ㅎㅎㅎ’


잠시 뒤 식탁에 둘러 앉아 냠냠짭짭 홀짝 거리며 청국장을 먹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 헬퍼 ‘사람들도 아니지’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했습니다.

이래서는 안되겠다 싶어 허기를 채우고 나서 헬퍼를 불렀습니다.

그리곤 작은 공기에 청국장을 한 국자 덜어서 먹어 보라고 했습니다.

‘냄새나는 두리안, 나도 잘 먹듯이 너도 맛을 보면 달라질 거다’ 하면서 말입니다.


처음엔 독약이라도 마시는 표정으로 억지로 한 수저 입에 가져간 우리 헬퍼.

근디 순간 인상이 ‘화-악’ 퍼집니다.

이어 ‘마샤랍-’소리까지 튀어 나옵니다.

‘거봐. 고거이 코리안 맛이랑께’


이젠 청국장보고 송장 썩는 냄새나는 음식이라고는 안할 것 같습니다.

그 맛이 천국 맛이 었을테니까 말입니다. 그나저나 우리도 귀한건데,

헬퍼까지 이 맛을 알고 나면 남는 게 없을 텐데-.

아서라 뉘라도 끓여만 놔라, 난 수저들고 달려들면 그만이니까.

오늘 청국장 맛 정말 죽음이었습니다.

필리핀서 땀 뻘뻘 흘리며 먹어서 더 그랬던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