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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니들 ‘고추’도 좀 보여 줘봐-

by 고향사람 2008. 8. 19.

필리핀 목욕문화는 새벽(아침) 샤워가 대표급? 입니다.

이른 아침 시골 길을 지나다가 보면 공동우물(펌프)가에서 옷을 입은 채

물을 뒤 집어 쓰는 아낙들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을 만큼 말입니다.

개구쟁이 녀석들은 고추를 달랑 거려가면서 물을 끼얹기도 합니다.


반면에 우리네는 섭씨 40도쯤 되는 뜨끈뜨끈한 욕탕에 들어가

목만 내 놓고 ‘허- 시원타’를 연발할 정도가 돼야 목욕 좀 한 것 같아 집니다.

그런 까닭에 우리네 욕실에는 욕탕이 있고,

필리피노들 욕실에는 샤워꼭지만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때론 뜨끈한 탕이 그리울 때가 있는 가 봅니다.

그래서인지 필리핀 곳곳에는 욕탕은 물론, 사우나까지 설치돼 있는 목욕탕이 있습니다.

물론 안마와 식사도 가능합니다.

대표적인 곳으로 공항근처 스타시티(놀이공원) 옆에 있는 ‘웬샤’가 그렀습니다.

또 띠목이나 마카티에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곳에서도 한국인과 필리피노들의 특징은 여실이 드러납니다.

욕탕에 들어 갈 때 필리피노들은 꼭 대형타올을 몸에 두르고 갑니다.

샤워할 때는 잠시 벽에 걸어 놓고, 탕에 들어 갈 때도 그렇게 합니다.

우리네야 맨 ‘가죽옷’ 차림으로 왔다갔다 하다가 물기 닦을 때나 타월이 필요한데 말입니다.


처음엔 목욕탕서 타월을 주길래 그냥 어깨에 걸치고만 다녔습니다.

한참 그러다보니 분위기가 이상해 주변을 살펴보니 다들 ‘아랫도리’에 걸치고 있었습니다.

나만 ‘덜렁덜렁---’ 다 보이고 다녔던 겁니다.

‘참 이상들 하네, 그럴거면 팬티입고 들어오지-’

그러다가 나도 아랫도리를 감추고 다닐 수밖에 없었습니다.


암튼 이날 이 후 아직까지 필리피노들 고추를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목욕탕에 널려 있는 게 ‘고추’인데도 말입니다.

어찌나 잘 싸매고 다니는지 왕눈을 뜨고 다녀도 털끝도 보이지 않는 겁니다.


‘지놈들은 내꺼 다 봐놓고-’

손해 본 생각에 요즘은 일부러 눈 더 크게 뜨고 다닙니다.

언젠가는 녀석들 것도 눈에 띄는 날이 있겠지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