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분에 오늘 오후에는 맘 먹고 미용실에 들렀습니다.
이곳 미용실도 마닐라쪽과 다르지 않게 게이들이 많았습니다.
미용실에 들어가자마자 한쪽 구석에서 잡지를 보고 있던 머리 긴 게이가
껌을 짝짝 씹으면서 내게로 다가와 자리를 정해 줍니다.
사실 의자 두개짜리 미용실에서 자리를 권하나 마나 하지만
그가 가리키는 쪽에 가서 앉았습니다.
목에 천을 두르고 스프레이로 물을 뿌리고- 그리고 어떤 모양으로 깎을지 묻는게
여는 미용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 게이는 눈웃음 살살 치면서 자꾸 스킨십을 해 대려했습니다.
속으로 그랬습니다.
‘그려 나도 너 보다 피부 하얀 외국이라 관심이 있다 이거지’
기실 생각해 보면 나도 그랬던 적이 있습니다.
노랑머리에 눈 파란 서양여자 보고 침 삼킨 적이 있었다는 겁니다.
눈을 지그시 감고 머리카락 자르는 가위 소리에 잠을 청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순간입니다. 이 게이가 갑자기 내 거시기,
그러니까 불알을 툭툭 치는 겁니다. 아무리 게이라지만 이건 너무한다 싶어
‘돈 터치’하고 소리 지를 뻔 했습니다.
그러다가 실수로 그랬을 수도 있거니 싶어 그냥 꾹 참았습니다.
아닌게 아니라 한 동안 잠잠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이번에는 노골적으로 쓰다듬기 까지 하는 겁니다.
칸막이도 없는 그런 공간에서 불알 만지는 것을 보통으로 여기다니-
필리핀 와서 이런 경험은 처음입니다.
우리 엄니도 어려서부터 불알하나 잘 생겼다고 늘 상 말씀 하셨었는데,
이 게이까지 그걸 눈치 챘는지, 내가 싫은 몸짓을 해도 아랑곳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30분을 참고 미용실 문을 나서면서야 긴 숨을 내 쉴 수 있었습니다.
‘휴 불알 떨어질뻔 했네-. 내 귀부랄은 백만불짜린데 말야-’
충청도 말로 귓불은 귀불알이랍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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