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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오스 이야기

성 교육에 바나나껍질이 최고여-

by 고향사람 2008. 5. 26.

어제 저녁 일입니다.

막 밥 수저를 내려놓고 2층으로 올라가려는데,
후식을 먹던 녀석들의 거친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아- 참 답답하긴, 그게 말이다-’ 이 목소린 고딩인 ‘준’이 소리였습니다.

‘자 봐라. 이 바나나가 네 거시기라 치자. 근디 네 거시긴
이것처럼 끝이 붙어 있다는 거지’
이게 뭔 소린가 싶어 올라가던 걸음을 멈추고 살짝 되돌아 봤습니다.
이 때 녀석이 노란 바나나 껍질을 벗기는 것입니다.
하얀 속이 드러나자 이번에 앞에 있는 녀석 코에 바짝 들이 밀면서
다시 강의를 시작합니다.

‘거시기가 요렇게 벗겨지면 이게 어른이 됐다는 표시여.
아까 것은 까지지 않았으니까 포경이라고 하는 거구’
그래도 뭔 말인지 몰라 눈만 멀뚱하게 뜨고 있는 상대가 답답한지
준이가 거시기 얘기를 다시 합니다.

 

‘봐라 느그들 고래 잡는 다는 소린 들어 봤제. 고걸 유식한 말로
포경이라고 하는디-. 포경 수술은 바로 껍질을 확 벗겨 버리는 거란 말이지’
정말 어디서 들었는지 ‘준’이 강의는 수준급이었습니다.
더군다나 바나나 껍질까지 까 제끼면서 열변을 토하는 모습이
정말 성교육 제대로 한다 싶었습니다.

 

마지막 멘트만 빼고 말입니다.
‘거시기 뭐냐. 남자 거시기는 이 바나나 처럼 살짝 휘어져 있어야 최곤겨.
그래야 진짜 싸나이라구’
어디서 뭔 소리를 들었는지는 모르지만 이건 성교육이 아니라
‘야설’에 더 가까웠으니까 말입니다.

 

무슨 이야기 끝에 갑자기 거시기 이야기가 나왔는지 모르지만,
내려가 아는 체 하기도 그래서 모른척 하고 올라 왔습니다.
다음에 우리 집 헬퍼가 바나나 잔뜩 사다 놓으면
그 때 나도 거시기 이야기 좀 해 볼 참입니다.

 

모르는 것 없는 요즘 아이들-.
그들 앞에 서 있다 보면 가끔씩 황당해 질 때가 있답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