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에듀오스 이야기

‘니가 선인장 가시라구’ㅋㅋㅋ

by 고향사람 2008. 4. 25.
 

‘나가 이제부터는 니 선인장 가시가 돼 줄꺼구먼’

아마 이 소리는 ‘이수일’과 ‘심순애’의 연애편지에도 나오지 않고,

일찍 사랑에 눈 떳던 춘향이도 못 들었을 고백이다.


선인장을 보호하는 가시, 그렇다면 ‘니는 내가 책임진다’는 말인디-.

이 말 듣고 ‘뿅’가지 않을 여자가 어디 있을까.

‘어느 놈팽이건 찝쩍대지 못할 거구먼. 내 가시는 단단하기가 쇠꼬챙이여.

그러니까 딴 염려는 붙들어 매더라고’


삼류 소설이나 영화에서 한 두번은 나왔음직한 대사지만,

이 말이 여전히 매력적인 것은 문장속에 포함돼 있는 ‘사랑의 함축성’ 때문이다.

투박하지만 믿음직한 고백, 이 보다 더 멋진 말이 또 있을까.


괜히 사랑 타령만 늘어놓다가는 귀만 간질이지,

정작 가슴은 울리지 못 할 때가 많은데.

‘나가 선인장 가시가 돼 줄랑께-’하고 나서는 이가 있으면,

정말 오금이 저릴 것 같다.


대학생 정도가 되면 가끔 사랑앓이를 하는 이들이 있다.

그것이 부모님에 대한 그리움이 됐든, 이성간에 애틋한 연민이 됐든 말이다.

유학생 신분이라 이성교제를 자제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지만,

그러나 청춘의 뜨거운 ‘가슴’까지는 억지로 식힐 도리가 있으랴.


그것이 찬물 한 바가지로 식혀질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덕분에 가끔은 열병의 흔적들이 발견되기도 한다.

‘당신이 선인장이라면 저는 그 가시가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세상 끝까지 당신을 지켜드리고 싶습니다’

간혹 휴지통에서 발견되는 이런 낙서 조각들을 보면 그만 웃음이 새 나온다.


생각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돌게 하는 말.

‘나가 선인장 가시가 돼 줄 것이구만-’


으-

나도 선인장 가시가 돼 주고 싶은데-

어디 이쁜? 선인장은 없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