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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군대갈 때 총 사가야 하나요???"

by 고향사람 2007. 10. 7.

"군대갈 때 총 사가야 하나요???"

한참 전 일입니다만,
내가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카페 게시판에 ‘질문’하나가 올라 왔습니다.
‘군대 갈 때 총 사가야 하나요??’ 라는-

그런데 한 줄 밖에 되지 않는 이 생뚱맞은 질문에 대한 답변이
수 백 건이나 올라와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우문현답(愚問賢答)에서부터 우문우답(愚問愚答)까지-
그중 몇 가지 대답은 읽다보면 웃다가 죽는 이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할 정도였습니다.
이중 대충 추려 본 내용입니다.

‘제 생각에는 칼빈총이 싸고 좋을 듯합니다.
가까운 동사무소...예비군 중대에 문의해보세요’

‘저기 제가 잘 아는 사람이 있는데, 생각 있으시면 리플 다시오
K-2 중고 30만원에 가능함.. 전 수류탄까지 들고 입대하란 말에
수류탄 2개, 개당 9만원에 샀소’

‘거 보충대 문 앞에 가면 다 팝니다
흥정 잘하시고 여러군데 돌아다녀 보세요
다시 못볼 사이라고 바가지 많이 씌웁니다
가끔 실탄하고 탄창은 따로 판다는 넘들 있는데
다 같이 나오는 패키지니까 속지마세요
실탄은 5.56mm인지 꼭 확인하시구요
잘다녀 오십시요‘

‘예비군 훈련 받을 때 빌리실 생각이라면 그냥 2년2개월 동안 대여하는 것이
더 싸게 먹힙니다. 때로 6.25 때 쓰던 것 파는데 꼭 k-2여야만 하니까
그거 사지 말고 K-2대여 하세요’

‘저도 얼마 후 입대하는데...
지금 총은 구했는데 수류탄과 탱크를 구하는 중입니다..
저는 탱크 사오라고 명령받아서...ㅋㅋㅋㅋ
탱크는 어디서 팔아요?‘

‘개코 부대 앞에서 리어카 상들이 팔긴합니다만 그거 중국산이니
왠만하면 정 급하지 않으면 구입하지마시고 대게 인터넷 공구 사이트에서 공구합니다.
그거사세요. 참고로 M-16이 젤 잘 맞고 연사로 갈겨도 무리 없습니다. 정비도 쉽구요’

‘총과 수류탄 요즘 세일기간이오’

리플 글 읽다 그날 죽는 줄 알았습니다.
정말 한 참을 읽다보니 ‘나도 총을 사가지고 갔던가’하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니까 말입니다.
군 문화와 동떨어져 사는 여성분들이나 아직 미성년자들은 군대 갈 때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총을 사서 가지고 가는 줄로 착각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만,
이 원초적인 질문에 그만 배꼽 빠진 이들만 늘었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나 역시 생뚱하게 이런 생각도 듭니다.

회사 취직되면
내가 쓸 책상이랑 의자도 사가야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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