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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성교육 좀 시켜요

by 고향사람 2007. 8. 20.
우리 애 유치원 때 일이랍니다.

애들 보는 데서는 찬물도 함부로 못 마신다더니-.
우리 부부가 그 꼴을 겪었습니다.
아들 녀석을 목욕탕 때밀이 파트너로 인수 맡은 게,
세 살에서 네 살로 막 넘어 가던 때쯤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은 아내가 이용하는 여탕출입자였던 녀석을 내가 떠맡게 된 것은
아들놈 고추가 어른스럽게 생겼기 때문이었습니다.

생후 사흘만에 포경수술을 해 준 까닭에 일찍 어른?이 돼 버린 녀석을
여탕 손님들이 고운 시선으로 봐 줄 리가 만무해서입니다.
아내의 얘긴 즉, 목욕탕 여자들이 녀석의 고추를 보고 징그러워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애 고추 같지 않다’는 게 그 이유랍니다.
이날 이 후 녀석은 일주일이 멀다 하고 목욕탕에서 내 때밀이 파트너가 됐는데,
이 때 녀석은 신경 써 보지 않아도 될 어른들 고추를 유심히 관찰했나 봅니다.

어느 날이었습니다.
미장원에 다녀 온 아내가 큰 망신을 당했다면서 분한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그 화살을 다 내게로 돌리는 것이었습니다.
옆에 있던 아들 녀석은 머쓱한 표정으로 내 눈치만 살피고 있고-.
아내가 말한 자초지종은 이랬습니다.

미장원에서 퍼머를 하려면 보통 두어시간이 걸리는데 같이 온 녀석이 기다리다
지루해 하자 미용사 누나가 얼음과자를 사 주더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얼음과자는 커피가 포함돼 있어 진한 갈색을 띠었는데,
녀석이 평소와는 달리 계속 빨아 먹기만 하더라는 겁니다.

처음에는 별로 신경을 안 썼는데 한 참 후 미장원에 있던 다른 손님들이
자지러지게 웃고 있어 되돌아보니 녀석의 얼음과자 모양이 이상한 형상을 하고 있어
아내는 아무 소리도 못하고 얼른 고개만 돌렸다고 합니다.
아들 녀석이 빨아 만든 얼음과자 모양은 언뜻 보아도 바로 남근(男根) 모양이었답니다.
이 상황에서 녀석이 덧붙인 멘트 한마디는 끝내
아내를 미장원에서 도망치게 만들고야 말았답니다.
‘엄마-. 이거 아빠 그거? 하고 똑 같지’

- 이랬던 녀석이 지금은 다 커
외국에 나가 공부하며 한인교회 청년회장까지 맡고 있답니다.
다음에 한국에 나오면 잊지 않고 꼭 물어 볼 참입니다.

‘너 지금도 얼음과자 빨아 먹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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