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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1년에 딱 하루만 쉬는 이들

by 고향사람 2007. 6. 6.
 

1년에 딱 한 번 만 쉬는 이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일요일이나 공휴일이 아닌 꼭 ‘현충일’에만 쉬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또 남들 퇴근 시간인 오후 다섯시 쯤에 출근하고

새벽 6시가 돼야 집으로 들어가는, 그래서 ‘거꾸로’ 의 삶에 더 익숙해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거개가 다 ‘박사’요 ‘석사’에 해당합니다.

스스로가 자신들의 신분을 격상시켜 부르는 ‘은어’지만 이 분야에서 만큼 그들은 분명

석사요 박사이기에 충분합니다.

근무처에서는 언제나 나비 넥타이에 가짜 이름표를 달고 있는 이들의 직업은

바로 ‘룸살롱 웨이터’들입니다.


스스로를 일컬어 팁을 먹고 사는 사람이요,

밑바닥 인생이라는 거친 말도 사용하지만

그러나 이들 세계의 보이지 않는 밑그림은 늘 우리의 상상을 초월합니다.


대개 룸살롱의 구조는 웨이터 4명당 보조 1명으로 구성이 된다고 합니다.

이중 웨이터가 손님을 끌어 오는 역할을 하고 매상의 일정 분을 가져가는 것에 비해

보조는 웨이터가 모셔 온 손님에게 서빙을 하고 팁을 받는 것이 다를 뿐입니다.

이들은 손님들의 주정과 그 뒤처리등 강도 높은 노동을 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웨이터를 ‘박사’로 보조를 ‘석사’로 호칭하면서 결속을 다진다고 합니다.

어려운 노동 여건 속에서 재치 발랄한 호칭으로 그들만의 체제?를 유지해 가가는

웨이터의 세계에서 우리는 가슴 찡한 사연을 읽게 됩니다.


오늘은 이 나라와 이 백성들을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현충일입니다. 

웨이터들이 일 년 중 딱 하루 쉬는 날이기도합니다.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날,

풍악을 울릴 수 없다하여 웨이터들은 현충일에 딱 하루 쉬는 날로 정한 것입니다.


우리는 일주일에 하루씩 ‘안식’을 합니다.

그것도 아름다운 성전에서 믿음의 성도들과 사랑의 교제를 나누며 말입니다.

그러나 교회에서 나오면 금세 딴 사람이 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내 눈과 귀가 즐거운 풍악(티브시청 인테넷 채팅 등등)에 빠져 들기도 하고

취미생활을 하는 날로 여기기도 합니다.

이럴 때 1년에 딱 하루를 쉬면서 풍악을 금하는 이들을 생각해 보면

믿음 생활에 도움이 될까요. 아무튼 오늘은 ‘현충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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