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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아들과 도둑고양이"

by 고향사람 2007. 5. 8.

 

아들놈이 사는 필리핀 집에는 도둑고양이도 한 마리 산답니다.
말이 도둑고양이지 실은 아들놈이 그렇게 이름을 붙여버려
다른 이들도 ‘그런 줄’ 아는 고양이입니다.
그런데 가만 말을 들어 보니 생김새도 여느 고양이보다 못하고
하는 짓도 맘에 안 들어 아들놈은 그 고양이를 내 쫒으려고 무던히 애를 쓰고 있나 봅니다.

얼마 전 까지는 ‘쭈쭈’라는 개를 길렀는데.
그 개는 주인 품을 떠나려 하지 않을 만큼 사람을 잘 따르고
변도 잘 가려 귀여움을 독차지 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개를 잃고 난 뒤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식구’처럼 구는 이 도둑고양이가 맘에 들 리 없었습니다.
그래서 눈에 띄기만 하면 슬리퍼를 집어 던지며 나가라고 소리치는데도
그 놈은 멀뚱멀뚱 쳐다만 보다 슬그머니 집안 구석으로 들어가 숨어 버린답니다.
물론 아들놈이 안보이면 집안 이곳저곳을 활개하고 말입니다.

그러던 하루아침엔 아들놈이 일어나 마당에 나와 보니
이 도둑고양이가 커다란 쥐를 한 마리 잡아다 문 앞에 놓고는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더란 것입니다.
처음엔 깜짝 놀랐는데 가만 생각해 보니 고양이 마음을 읽을 수가 있더랍니다.
‘그래 너도 이 집에서 한 몫 하는 식구라 이거지-’
순간 아들놈은 웃음이 피식 나왔답니다. 신고 있던 슬리퍼를 던지며
고양이를 쫒는 대신 좀 더 지켜보기로 했답니다.

이 후,
고양이는 틈만 나면 쥐를 잡아다 놓고는 아들놈 앞에서 자랑스런 포즈를 취하는
날이 늘어만 갔답니다. 아들도 제 몫을 다 하는 고양이를 굳이 쫒아 낼 필요가 없어져
이젠 생선뼈도 챙겨 줄 만큼 친해져 가고 있답니다.
그런데 아들놈이 이 도둑고양이에 대해 측은지심을 발동하게 된 것은
필리핀 아떼(살림 도우미)가 들려 준 고양이 내력 때문이라고 합니다.

원래 이 고양이 엄마?가 집안 후미진 곳에 새끼 다섯 마리를 낳았다는 겁니다.
그런데 무슨 이윤지 모르게 네 마리는 죽고 이 고양이만 살아 남았는데
새끼가 크자 어미 고양이도 사라져 이 놈만 남게 된 것이라고 말입니다.
기실 이 고양이가 도둑고양이는 아니라는 것이 증명이 된 셈입니다.
이 말을 듣고 난 뒤부터 아들놈은 고양이에 대한 생각이 바뀌게 된 것입니다.
드디어 대립과 모순의 관계를 탈피하고 화합과 사랑의 관계로 탈바꿈한 셈입니다.

우리의 삶에 있어서도 자신의 역할과 책임을 다 하면
그 구성원이라는 틀에서 낙오 될 일이 없습니다.
모든 관계가 원만해기지 때문입니다.
하나님과 나와의 관계도 내 역할이 무엇인지 깨달아 알고 실천해 나갈 때
내가 바로 하나님 우편에 서 있는 승리자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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