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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흥부' 자녀가 몇명인지 아세요

by 고향사람 2007. 4. 25.

흥부 부부가 낳은 자식이 몇 명이나 되는지 혹시 아십니까.

놀부가 동생 자식이 많다고 구박해댄 것을 보면 흥부 자녀수가 많다는 것은
어림짐작 해 볼 수 있지만 정확한 숫자까지 기억하는 이는 드물 것입니다.
그렇다면 얼마나 될까요. 열 명 혹은 열 다섯명, 아님 스무명 ???.
스무명은 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의 한계를 벗어난 그런 수치에 가깝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흥부전에 나오는 다음 글을 보면 우리의 상식은 여지없이 깨지고 맙니다.
'단단 약속하였더니 어찌 그리 무복하여 밤낮으로 벌려 해도 돈 한 푼을 못 모으고
원찮은 자식들은 아들이 스물다섯'.
놀보가 뒤로 물러앉으며 군소리로,"박살할 놈 그 노릇을 해도 밤이면 대고 파니
다른 일 할 틈 있어야지 계집년 생긴 것이 눈이 벌써 음녀거든"

그런데 이런 구박을 받았던 흥부가 오늘날 서울 중구에서 살았더라면
아마도 영웅 대접은 아니라도 최소한 밥 굶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겁니다.
그 이유 또한 입 벌어지게 합니다.

얼마 전 신문기사에는 서울 중구가 출산양육지원조례를 공표하고 둘째와
셋째 아이를 낳는 가정에는 각각 20만원과 1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넷째 아이부터는 양육비가 300만원으로 뛰고
다섯째는 500만원, 여섯째는 700만원, 일곱째는 1000만원, 여덟째는 1500만원,
아홉째는 2000만원, 열째 이상은 3000만원의 출산양육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흥부네 자녀 25명에 대한 출산 장려금을 계산해 보면
정말 입이 벌어져야 당연합니다.
매일 끼니 때 마다 욕심쟁이 형인 놀부 집에 구걸하러 다닐 필요도 없음은 물론입니다.
‘무자식 상팔자’가 아닌 ‘다자식 상팔자’가 돼버린 요즘의 현상은
바로 1980년대부터 시작된 도심 공동화로 '인구 부족'이 심각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1986년 20만 명에 달하던 주민이 현재 13만여 명으로 줄어
서울의 25개 구(區) 중 꼴찌를 면치 못하고 있는 중구서 내 놓은 출산 장려금은
결국, 구(區) 인구가 줄면 중앙 정부의 예산 지원이 줄고,
선거구 획정 등에서 불리해 지기 때문에 내 놓은 고육책에 지나지 않습니다.

자녀가 하나나 둘인 분들
어째 입맛이 떨떠름하신가요.
그렇다면 늦둥이 몇 더 나아 두 자리 숫자 채워 보면 어떨까요.
돈도 벌고,

축구팀도 만들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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