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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네 이야기

아들 낳으니 태몽도 좋더라만-

by 고향사람 2006. 5. 27.

 

결혼한지 2년이 다 돼 아들을 낳았다.
말은 아들 딸 구분 안하기로 했었지만 막상 고추가 달린 녀석이 나오니 웬지
더 든든한 생각이 든다.

그것은 시골 부모님한테 보고(?)드리는 전화 목소리에서부터 나타났다.

어머님이 올라 오시고 뒤 따라 아버님도 상경 하셨다.

이때 아버님 말씀은
“며느리가 임신 했을 때부터 아들이라고 확신을 가졌다”는 것이다.

바로 꿈이 좋았기 때문이라는게 아버님의 말씀이다.

우리 부부대신 꾼 태몽은 이랬다.
 

어느 맑고 깨끗한 개울에서 손을 씻고 있는데,

백사장 위로 커다란 자라 한마리가 기어 나오 더라는 것.

얼떨결에 달려가 두손으로 잡아 올리니 자라는 아무 반항도 없이 순하게 있더라고.
 

그래서 아버님께선 그 자라를 집에 가지고 와 항아리에 넣고 나서

그만 잠을 깼다는 것이다.
아버님은 또 꿈 해몽을 자라와 거북이가 길조의 화신으로 여기고 잇는 만큼,
이 꿈은 장차 강산이가 커서 큰 인물이 될 징조를 하늘이 미리 보여준 것 이라고
자신한다.
 

그런데 어디. 정작 당사자 녀석은 여섯살이 되도록 겨우 스물(20)까지나 셀 줄 알고,
제 이름 두자는 그려내는 엉터리가 아닌가.

아내는 무슨 미련이 많은지 “글씨 일찍 깨친다고 머리 좋은 것은 아니라”며

다른 방면에서 특별한 것을 찾으려고 하지만 어디 그게 뜻대로 돠는 일인가.
 

태몽은 좋았다만 큰 인물되긴 애시당초 틀렸구나 하면서도 기대가 사라지지
않는 것을 보면 나 역시 태몽을 믿고 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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