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은 늘 ‘마이더스 손’이지만
결론은 언제나 ‘마이너스 손’이 되고 마는 내 손.
이번 역시 결과?는 똑 같았습니다.
엊그제 뒷동산 아래 묵은 밭고랑 사이로 봄 쑥이 보이길래
욕심껏 뜯어 왔습니다.
쑥을 보는 순간 엄니가 만들어주던 쑥개떡이 왜 떠올랐는지-
도전을 해 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도구가 마땅치 않다는 현실에 봉착됐고
곧 포기하기로 마음을 정하려다 잔머리를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절구가 없으면 어때-
결국 내 잔머리는 손질해 씻어 놓은 쑥을 냉동실에 넣고 얼렸습니다.
이튿날 분쇄기로 갈았더니 이게 정말 잘 갈리는 겁니다.
불린 쌀도 마찮가지였고 말입니다.
큰 노란냄비에 찜기를 넣고 베 수건을 깐 뒤
잘 반죽한 쑥고물을 조물락 조물락 해 넓게 만들어
그 속에 넣고 15분가량 쪘습니다.
그런데 식감이 영 아니었습니다.
쑥을 삶지 않아 질기기가 칡뿌리였고 덜 불은 현미쌀을 거칠게 갈았더니
이게 설익은 겁니다.
엄니의 개떡을 상상했다가-
정말 개 같은 떡을 대하고 보니 실소(失笑)가 납니다.
2020년 내 봄날도 이 처럼이지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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