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주방쪽에서 경운기 엔진 소리가 나는 겁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나가 봤더니
헬퍼가 특별 요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근데 특별 요리에 경운기 소리라니-
알고보니 계란찜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큰 냄비에 물을 붓고 그 안에 계란을 풀은 주발을 넣었는데
이게 끓는 물에 이리저리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꼭 경운기 엔진 소리처럼 요란해 나가 봤던 겁니다.
갑작스런 내 모습에 머쓱해 하던 헬퍼.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지요???
하면서 냄비 뚜껑을 열어 보이는데
지난 번 아우가 하는 것을 용케 흉내 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무능한 내가 최신식? 요리법을 알턱이 있나.
그래도 모른체 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여 줬습니다.
한참 뒤 식사 시간에 식탁을 보니 계란찜이
보무도 당당하게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냄비 물이 넘쳐 물반죽 상태였지만 말입니다.
맛이요?
아무 것도 넣지 않아 순수하긴 했지만
네맛도 내맛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충청도 양반출신 답게 아낌없이 칭찬을 해줬습니다.
엄지‘척’하면서 말입니다.
-근디 얘야 난 계란찌게 않좋아 하니까 다음부터는 만들지마.
그렇게 애둘러 말했지만 그래도 어딥니까.
머잖아 청출어람(靑出於藍)식으로 아우보다 더 요리를 잘하게 될지 ㅋ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누라만 쳐다보고 살라는 팔자??? (0) | 2017.12.15 |
---|---|
초컬릿은 해로우니까- (0) | 2017.12.05 |
내가 내 욕하면서 삽니다^^ (0) | 2017.12.02 |
사람 냄새 & 사람 향기 (0) | 2017.11.24 |
가끔은 지랄도 필요합니다^^ (0) | 2017.1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