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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이게 계란찜이라고???

by 고향사람 2017. 12. 3.

이른 아침부터 주방쪽에서 경운기 엔진 소리가 나는 겁니다.

이게 무슨 소린가 싶어 나가 봤더니

헬퍼가 특별 요리를 하는 중이었습니다.

 

근데 특별 요리에 경운기 소리라니-

알고보니 계란찜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큰 냄비에 물을 붓고 그 안에 계란을 풀은 주발을 넣었는데

이게 끓는 물에 이리저리 부딪치면서 내는 소리였습니다.

 

꼭 경운기 엔진 소리처럼 요란해 나가 봤던 겁니다.

갑작스런 내 모습에 머쓱해 하던 헬퍼.

-이거 이렇게 하는 거 맞지요???

하면서 냄비 뚜껑을 열어 보이는데

지난 번 아우가 하는 것을 용케 흉내 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요리에 무능한 내가 최신식? 요리법을 알턱이 있나.

그래도 모른체 할 수 없어 고개를 끄덕여 줬습니다.

 

한참 뒤 식사 시간에 식탁을 보니 계란찜이

보무도 당당하게 한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냄비 물이 넘쳐 물반죽 상태였지만 말입니다.

맛이요?

아무 것도 넣지 않아 순수하긴 했지만

네맛도 내맛도 아니었습니다.

 

그래도 충청도 양반출신 답게 아낌없이 칭찬을 해줬습니다.

엄지하면서 말입니다.

-근디 얘야 난 계란찌게 않좋아 하니까 다음부터는 만들지마.

그렇게 애둘러 말했지만 그래도 어딥니까.

머잖아 청출어람(靑出於藍)식으로 아우보다 더 요리를 잘하게 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