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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신혼에 저승길이라니-

by 고향사람 2017. 11. 20.

이번에 필리핀으로 들어오는 길은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전에 우리 사무실에서 경리로 일했던 가미가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부터 그랬습니다.

 

아우가 아끼던 여직원이었던 터라 더 정이 갔는데-

그만 몹쓸 병에 걸려 오랜 기간 투병생활을 하다 병이 악화돼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던 터였습니다.

 

아우와 나 모두 한국에 나와 있던 터라 임종을 앞두고 있다는 연락에

서둘러 필리핀으로 돌아 왔습니다.

공항에서 바로 병원으로 가서 여직원을 보니 이미 콤마상태였습니다.

 

눈도 돌아갔고 호흡은 거칠었으며 몸은 부종 때문에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부어 있었습니다.

아우가 여러번 이름을 불러 보았지만 반응이 없었습니다.

난 도무지 계속 지켜볼 자신이 없어 병실을 빠져 나왔습니다.

 

이제 29살 한창 젊은 나이인데다

지난해 결혼해 아직 신혼인데-

결국 이튿날 정오에 운명했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순간 신혼에 저승길이라니- 하는 생각에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루푸스라는 흔치 않은 질병으로 운명을 달리한 가미.

피노이 답지 않게 큰 키에 하얀 피부를 갖고 있었고

일도 야무지게 잘 했었는데-

그만 병을 이기지 못하고 신혼에 저승길을 향하고 말았습니다.

 

내일은 직원들과 함께 문상을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가서는 유가족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사는 게 참 허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문 밖이 저승이라지만 이건 아니지 싶기 때문입니다.

다시한번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루푸스병은-

전신 홍반성 낭창은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라고도 부르며 주로 가임기 여성을 포함한 젊은 나이에 발병하는 만성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해로운 박테리아가 몸 안에 침입했을 때 이를 막아주는 방어물질인 항체(B 림프구, T 림프구, 대식 세포 등)가 이상을 일으켜 자신의 인체를 균으로 생각하고 공격을 하는데 이를 자가항체라고 합니다. 자가면역이란, 이러한 자가항체들이 자신의 인체를 공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루푸스 환자의 자가항체는 자기 몸의 조직과 기관을 공격하여 염증과 손상을 가져오며, 이로 인해 피부, 관절, 신장, , 신경 등 전신에서 염증 반응이 일어나 결국은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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